꽃다운 청년들 어떡해, 부끄러운 대한민국

2022년 10월 31일(월) 19:43

지난 주말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에서 희생된 꽃다운 청년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올해 2월 입사 시험에 합격해 서울로 혼자 상경한 후 정규직 전환을 준비하던 항상 밝은 첫째딸이 친구와 함께 변을 당했다.

꿈에 그리던 회사에 취업, 축하 턱을 낸다며 동창을 만나러 나간 든든한 기둥 같은 장남, 직장 동료와 핼러윈 분장을 하고 찍어 보내온 단체 사진이 마지막 모습이 되고 만 막둥이, 결혼한 큰 언니를 대신해 가족을 돌보며 가장 역할을 한 착한 딸도 있었다. 또 군에서 휴가를 나왔다가 유명을 달리한 막내아들의 이야기도 안타까움을 더했다. 정말 한국을 좋아했고 한국생활을 즐겼던 중국과 이란,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젊은 외국인들도 적지 않았다.

150명 넘게 숨진 참사에서 20대가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10대들도 포함됐다. “너무도 예쁜 나이에 앞으로 할 일도 많고 결혼도 해야 하는데…”. 유족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 속에서도 10만명 이상이 운집한 일대를 통제하지 못했는지 묻는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잔혹한 영상과 허위 사실들이 여과 없이 전파되면서 우려를 낳기도 했다. 심각하게 명예를 훼손하고, 2차·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점차 현장의 모습 전달보다는 추모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스럽다.

광주·전남 지자체는 정부와 협의해 지역 출신 피해자에 대한 모든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하겠다. 있어서는 안될 충격적인 안전사고다. 슬픔과 아픔을 형용할 길이 없다. 참담한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고 가족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분들에 깊은 위로를 드린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염원한다.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국가 애도기간이 선포됐다. 각종 모임 및 술자리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으면 한다.

국민들은 TV 속보를 지켜봤다. 트라우마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부끄럽고 비통하다. 수습부터 최선을 기울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