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오는 9-13일 광주극장 등 “소수자 연대”…‘이기는 목소리’ 울려퍼진다 55편 영화·‘마스터클래스’ 등 다채 개막작…‘무브@8PM’ 폐막작…‘양림동 소녀’ 상영 지역·여성·예술인 키워드로 고민 나눠 최명진 기자

2022년 11월 01일(화) 18:54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작 ‘무브@8PM’ 스틸

‘작고 낮은 목소리가 이기는 함성이 될 때까지’

13회 광주여성영화제(집행위원장 김채희)가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광주극장과 CGV광주금남로에서 펼쳐진다.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좌석 제한이 따랐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모든 좌석을 열고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난다.

올해 광주여성영화제 캐치프레이즈는 ‘이기는 목소리’다. 끊이지 않는 미투 피해 생존자를 주목하고, 소수자들의 작은 목소리와 연대해 이기는 함성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개막일인 9일 오후 7시30분 광주극장에서는 정가원 감독의 ‘무브@8PM’이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여성주의 미디어 액티비즘 그룹 연분홍치마의 활동가이자 춤추며 저항하는 퀴어 댄스팀 큐캔디 일원인 정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멤버들의 면면을 찍었다.

폐막작은 모자 지간인 오재형, 임영희 감독의 ‘양림동 소녀’다. ‘양림동 소녀’는 임 씨의 내레이션과 손수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진행되는 자전적 다큐멘터리다. 유년시절부터 80년 5월 광주 항쟁, 그리고 오늘까지 이어지는 생존의 이야기가 아름답고 용감하게 펼쳐진다.

폐막작 ‘양림동 소녀’ 스틸

이번 영화제에서는 총 55편의 영화(장편 17편·단편 38편)를 상영한다.

기후위기를 논하는 ‘개미와 베짱이’, 소의 울음이 영화 언어를 통해 발화되는 ‘카우’, 전국 각지에서 저마다의 이유로 투쟁하는 사람들을 담은 ‘봄바람 프로젝트-여기, 우리가 있다’, 폭력적인 관계로부터 벗어나고 이겨내는 과정을 담은 ‘사랑의 고고학’, ‘경아의 딸’, 중년 여성의 때늦은 독립을 응원하게 되는 ‘다섯번째 방’ 등 사회 주변부에 위치한 소수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신작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제 기간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도 준비됐다. ‘지역’, ‘여성’, ‘예술인’ 키워드가 교차하는 이야기와 고민을 나눠볼 수 있는 시간이다. 문화예술계 내 성평등한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지역 여성예술인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다수 마련했다.

‘상상서울’, ‘생태교란종’ 상영 후에는 ‘광주에서 여성 예술인으로 산다는 것은’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며, 미투운동 이후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포커스 토크 ‘이기는 목소리’도 열린다. ‘해미를 찾아서’, ‘백야’ 상영 후 여성학자 권김현영, 허지은 감독, 장도국 배우와 함께 지역 연극계 내 성폭력 사건을 조명하고 미투운동 이후를 조망하는 자리도 갖는다.

이밖에도 한국 두 번째 여성감독 홍은원 감독의 1962년작 ‘여판사’, 올해의 화제작 신수원 감독의 ‘오마주’를 보고 이야기 나누는 ‘이화경의 클로즈업’, 풍자와 해학의 레즈비언 유튜버 예지주가 진행하는 ‘레이디 상담소’, 양영희·김희정 감독의 ‘감독 VS 감독’ 등 다양한 토크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올해 신설된 특별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동시대 위대한 여성감독을 만날 수 있는 ‘마스터클래스’다. 첫 마스터클래스 주인공은 ‘화차’의 변영주 감독이다. 변 감독만의 연출론을 전수받을 수 있는 특별한 클래스다.

극장에 찾아오기 어려운 관객들을 위한 온라인 상영관도 운영한다. 시각, 청각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특별전’과 광주에서 만들어진 신작 독립영화를 엄선한 ‘메이드 인 광주’ 상영작 일부를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 상영작들은 광주여성영화제 홈페이지에 가입, 로그인한 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채희 집행위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금, 관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기대에 가슴이 벅찬다”며 “많은 여성들이 영감을 받고 특별한 경험과 만남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13회 광주여성영화제 상영작은 전편 무료이며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과 현장 예약 모두 가능하다. 상영작과 프로그램 정보는 광주여성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