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장관·경찰청장 ‘이태원 참사’ 대국민 사과 이상민 장관 “유가족·국민들 마음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윤희근 청장, 사고 전 112신고 100여건 부실 대응 시인 김진수 기자

2022년 11월 01일(화) 20:05

고개숙인 장관·청장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 째인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한 이상민 행안부장관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 上).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입장 표명을 한 윤희근 경찰청장이 고개숙이며 사과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발생 3일 만에 공식 사과했다.

이상민 장관은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 자리에서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 의사를 밝혔다.

이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더욱 사고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대형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혼신의 힘과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여러분께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 원인과 관련,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이날 ‘이태원 참사’ 전후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윤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상을 입은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큰 충격을 받은 국민께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윤 청장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강도 높은 감찰과 수사를 신속하고 엄밀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청장은 이번 참사 직전 다수의 112 신고를 접수했는데도 부실한 대응으로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그는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 신고가 다수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며 “사고 발생 이전부터 많은 군중이 몰려 위험성을 알리는 급박한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찰은 사고 당일 오후 6시부터 이태원 일대 핼러윈 축제 관련 112 신고를 접수했지만 ‘일반적인 불편 신고’로 판단,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사고 발생 1시간 전부터 ‘인파가 너무 많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신고가 100여건 가량 빗발쳤지만 이 때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부실 대응을 시인한 윤 청장은 사건의 진상과 책임을 엄정하게 규명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독립적인 특별기구를 설치키로 했다. 특별기구가 강도 높은 감찰을 진행, 사고 직전 112 신고를 받고 제대로 조치했는지, 각급 지휘관과 근무자들의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이태원 참사 사망자는 이날 1명 늘어 총 156명(남성 55명, 여성 101명)으로 집계됐다. 중상자 1명이 사망자로 전환되면서 29명, 경상자는 122명으로 부상자는 총 151명이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