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아 딸아, 어떡하니 정말” 통곡·오열 ‘이태원 참사’ 광주·전남 사망자 발인 엄수 안재영 기자 |
| 2022년 11월 01일(화)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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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광주·전남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날 오후 광주시 광산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씨의 빈소에는 생전 그토록 염원했던 정규직 사령장이 놓였다.
정규직 사령장은 전날 A씨가 근무했던 은행 조합장이 빈소를 방문해 유족에게 대신 전달했다.
사령장이 놓인 영정 앞에서 유가족들은 딸을 떠나보내기 전 마지막 제를 올렸다.
장례 내내 눈물이 마르지 않았던 고인의 어머니는 “딸아 딸아, 어떡하니 정말”이라고 울부짖었다.
무너진 몸을 추스르며 힘겹게 선 어머니는 떨리는 손으로 흰 국화를 촛불 위에 떨어트렸다.
고인의 동생은 울음 섞인 목소리로 “내 언니가 돼 줘서 정말 고마워”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아버지도 “꼭 좋은 곳으로 가서 행복해지거라”라고 딸의 안녕을 기원했다.
상복과 검은 옷을 입은 친지들도 엄숙한 분위기 가운데 A씨를 추모하며 슬픔을 함께했다.
A씨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행렬 맨 앞에 선 친지는 북받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는지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쉼 없이 떨었다.
더 이상 눈물을 흘릴 힘조차 없어 보이는 A씨의 어머니도 남편의 어깨에 기댄 채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만 하는 친지들의 통곡은 발인 내내 이어졌다.
일부 유가족은 고인을 떠나보낼 채비가 아직 안됐는지 영정 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운구차 탑승을 주저하기도 했다.
통곡과 오열은 화장터에서도 끊이질 않았다.
A씨의 운구가 화장장에 들어서기 전 이젠 정말 고인을 볼 수 없음을 실감한 친지들은 다시 한 번 눈물을 쏟아냈다.
함께 보낸 시간에 비해 너무도 짧았던 이별을 마친 가족들의 얼굴엔 비통함이 가득했다.
앞으로 보낼 시간이 더 많았을 친구들도 고인을 떠나보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은 듯 황망한 표정으로 서로를 다독였다.
이날 A씨와 십년지기 단짝친구인 B씨의 발인도 진행됐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이태원에 갔다 참변을 당한 C씨의 친지들도 이날 오전 고인을 떠나보냈다.
C씨의 아버지는 장례지도사가 건넨 막내딸의 사진을 쓰다듬으며 “먼저 가서 이 아빠를 울리냐”고 오열했다.
쏟아 낸 눈물로 상복 소맷단이 푹 젖은 C씨의 어머니는 부축을 받은 채로 운구 행렬에 섰다.
작별 인사조차 제대로 못한 채 고인을 떠나보내게 된 C씨의 초·중·고 동창들도 C씨의 이름을 부르며 슬픔을 토해냈다.
통곡 속에 C씨의 관이 운구 차량에 실리자 곳곳에선 울음이 터져 나왔다.
장지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 묵념에서 친지들은 두 손을 꼭 모아 고인의 영면을 바랐다.
한편,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광주 7명, 전남 3명 등 총 10명의 지역민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10명 중 타 지역에서 장례를 치를 것으로 보이는 2명을 제외한 8명의 발인식은 2일까지 이어진다. 2일 광주에서 고인 4명의 발인식이 진행되면 장례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