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합동분향소 이태원 참사 추모 발길 잇따라 “안전한 대한민국 만드는데 혼신 다해야” “선량한 시민분들 희생 참담하기 그지없다” 분노 안재영 기자

2022년 11월 01일(화) 20:05

1일 오후 광주시청 시민홀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월단체와 5·18기념재단 단체장 및 임직원들이 조문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무엇보다 선량한 시민분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서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시민홀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곳을 찾은 지역민들은 저마다 국화를 들고 천천히 제단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지난달 29일에 발생한 이태원 대형 참사에 분노하듯 “우리 모두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혼신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래 친구들이 당한 참변이 내 일처럼 느껴진다는 20대 청년은 “참사 당시 비록 이태원 현장에는 가지 않았지만, 또래 친구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는지 생각을 하면 너무나 비통하고 정말 참담한 심정이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해서는 안된다”고 토로했다.

자식 같은 희생자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부모 세대의 발길도 이어졌다

직장인 정모(56)씨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것이 말이 안돼 일부러 시간을 내서 이곳을 찾았다”면서 “언제 어디서든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일인만큼, 정부는 대책마련에 고심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주부 최모(49)씨는 “아들과 딸 같은 수많은 20·30대 젊은이들이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버리는 광경을 보면서 어이가 없어 비통한 마음을 금치 못해 분향소를 방문하게 됐다”면서 “다시는 이런 후진국형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강력한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은 또 이번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넋을 위로하며 안식을 기원했다.

박모(43·여)씨는 “언론을 통해서만 참사 소식을 접하다 보니 좀처럼 믿기지 않아 분향소를 찾아와 애도의 뜻을 전했다”면서 “너무도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청년들이 부디 편안한 곳에서 쉬길 바란다”고 애석해 했다.

오월단체와 5·18기념재단 단체장 및 임직원도 이태원 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참담하기 그지없다”면서 “80년 5·18피해자로서 동병상련의 입장으로 다시 한 번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고 전했다.

이곳 조문 방명록에도 희생자를 위로하고 참사로 슬퍼하고 있을 유족과 공감·연대하겠다는 시민들의 마음이 담겼다.

방명록에는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잠드소서’, ‘유가족은 저희 국민이 책임지겠습니다’, ‘애도와 위로를 보냅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하겠습니다’,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분향소 한 켠에는 접착형 메모지(포스트잇)에 쓴 추모글을 붙이는 벽이 마련됐다.

시민들이 손 글씨로 쓴 메모지에는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보내시도록 기도합니다’,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길 기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곳에선 아프지 마시길’, ‘Pray for Itaewon’, ‘누구나 안전한 대한민국 꼭 만들겠습니다. 좋은 곳에 가서 부디 영면하세요’ 등의 문구가 담겨 있었다.

한편, 광주·전남 곳곳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는 국가애도기간인 오는 5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