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일색’ 삭막한 광주 경관 변화 주목 姜시장 강조한 ‘스카이라인’ 도시계획 반영 관심 가이드라인 설정 시급…내년 상반기 구체화 전망 박선강 기자

2022년 11월 02일(수) 20:35

광주 북구 북동 일원. <광주매일신문DB>

아파트 등 획일적인 건축물로 둘러 싸인 광주시의 삭막한 경관이 민선 8기 들어 어떻게 변화할 지 주목되고 있다.

강기정 시장이 취임 전부터 ‘스카이라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북동 재개발 지역에 새로운 기준점을 적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민선 7기 이용섭 전 시장은 취임 직후 무분별한 고층아파트 위주의 개발을 차단하기 위해 아파트는 30층, 주상복합건물은 40층까지만 짓도록 했다. 무등산 조망권 침해 등의 부작용을 막자는 취지다.

지난해 7월엔 건축·경관·도시계획·도시정비·도시개발·산업단지 등을 대상으로 공공재인 도시 경관 조성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축물 높이 관리 원칙을 공고했다.

이 원칙은 준주거지역과 상업지역으로 주상복합 등 근린생활시설은 40층 이하, 아파트에 해당하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평균층수 27층 이하,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평균층수 23층 이하로 제한했다.

시는 ‘2040 광주도시기본계획’과 ‘2040 광주도시경관계획’ 수립 과정에서 지역 별 특성에 맞는 스카이라인 관리 방안을 포함한 경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고 후 1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 3월 이 전 시장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듯 건축물 위치의 특성과 주변 여건 등을 반영한 맞춤형 높이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입지 여건, 무등산 조망, 공공성, 도시 경쟁력, 시민 요구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규정을 운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제한됐던 고층 건축물이 도심 외곽 등 지역에서는 30-40층 이상으로 세울수 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단기간에 정책을 뒤집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민선 8기 강기정 시장은 인수위 시절 기존 상업시설 40층, 주거지역 30층 이라고 못 박을 것이 아니라 경관 보존을 위한 관리 구역, 경관을 형성해야 하는 구역을 정확하게 나눠 도시 전체에 탄력적으로 적용하자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당선자 시절인 지난 6월29일 페이스 북을 통해 강 시장은 “종이에서 연필을 떼지 않고 한번에 한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특징지어 그릴 수 있다면 그 도시는 성공적인 스카이라인을 갖고 있다는 내용에 무릎을 ‘탁’ 칩니다”라는 내용을 올리며 건축·주택 정책의 변화를 예고했다.

다음 날인 6월30일 광주시장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광주시대 준비위원회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는 “북동 재개발 지역에서부터 스카이라인의 새로운 기준점을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스카이라인 구상을 구체화했다.

이어 그는 “높이 관리 기준을 잘 만들어 북동 재개발 문제는 앞서 언급한 스카이라인과 함께 가보도록 하겠다”며 “경관심의위에서 두 차례 보류됐다가 소위로 넘어간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 취임 후 다시 한 번 보겠다”고 밝혔다.

북동 재개발 정비사업은 수창초등학교 일대 13만6천여㎡에 총 2천200여가구 규모로 지상 39층 높이 주상복합 아파트 21동을 짓기 위해 추진 중이다.

현재 시는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경관계획 용역을 맡긴 상태다. 도시기본계획은 올해 말, 도시경관계획은 내년 상반기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시장이 수차례 강조한 만큼 민선 8기부터는 새로운 모습의 스카이라인이 그려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황철호 광주시 정책보좌관은 관련 제도와 가이드라인 설정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 보좌관은 “스카이라인과 관련해 용적률 이야기를 많이 한다. 건폐율을 조정하면 건물의 높이가 높지 않더라도 밀도 있는 개발이 가능하고 특히 기후재난과도 연관이 있는데 통경축이라든지 바람길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제도나 가이드라인을 빠르게 설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와 관련한 위원회들이 많지만 중복되거나 통합될 필요가 있는 위원회도 있어 이를 재조정하고 제도나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데 집중, 적어도 내년부터는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공론화를 거쳐 도입할 수 있는 과정들을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도시를 전체적으로 품격 있고, 매력 있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가 스카이라인”이라며 “아파트가 가장 많이 지어질 것인데 아파트를 어떻게 아름답게 할 것인지 고민도 필요하다. 민·관 협력형으로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