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14회 광주매일신문 사진대전 영예의 대상 이건일씨 “아내가 주인공인 작품…기쁨 두배” 최명진 기자

2022년 11월 03일(목) 19:15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동안 제 옆에서 고생한 아내에게 이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어요.”

제14회 광주매일신문 전국사진대전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쥔 이건일(78·남·광주)씨는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씨는 이번 사진대전에 ‘젊은날의 회상’이라는 제목의 사진 작품을 출품했으며, 그의 작품은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그의 출품작 ‘젊은날의 회상’은 나이든 한 여인이 젊은 날의 청춘을 회상하는 모습을 드러낸 작품이다.

이 씨의 아내가 주인공인 작품으로, 화려한 의상을 입은 마네킹을 뒤쪽에 배치해 마치 옛날을 떠올리는 듯한 한 여인의 모습을 연출했다.

“올해 가을 거금도와 소록도를 잇는 거금대교 아랫다리에서 찍었어요. 거금도 윗층은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이고 아래층은 보행로로 사용되는데, 인적이 뜸한 평일 늦은 오후에서야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기 두 대로 여기저기 각도를 맞춰보며 한 3-4시간 동안 촬영을 했어요. 마누라가 참 고생이 많았죠.”

자신이 생각하는 구도와 분위기 연출을 위해 이 씨는 일반 후레쉬로 빛을 밝히고, 눈에 띄는 색상의 옷을 입은 마네킹을 배치하며 여러 각도에서 두 피사체를 담아내려 애썼다.

그렇게 완성된 아내의 모습이기에 이 씨는 이번 수상이 더욱 의미가 깊다는 소감을 전했다.

“주인공이 제 아내라 더 기분이 좋습니다. 그동안 사진 찍으러 다니는 저를 뒷바라지하느라 여념이 없었어요. 이번 수상으로 그동안 아내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씨가 사진을 접한 지는 어언 25년. 교사 시절부터 취미 생활로 시작한 사진 촬영은 교장직을 퇴직한 이후 그에게 더욱 새로운 활력으로 다가왔다. 16년 간 그렇게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우러 다니며 그는 다양한 구상과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사진을 만들어냈다.

라이카 모임을 비롯한 사진 동호회 세 곳에서 활동하며 평일 중에는 스마트폰사진 강의 등 다양한 수업을 듣고 있다는 이 씨는 앞으로도 사진 연구와 배움에 매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큰 상을 받게 되니 책임감이 막중하고, 사진 하나를 찍는 데도 더욱 정성을 기울일 것 같습니다. 미흡하지만 앞으로 광주 사진 발전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싶어요.”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