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나눔 실천”… 지구촌 평화를 기원하다 천주교광주대교구, 제5회 비움나눔페스티벌 오는 13일까지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일원서 회화·사진 비롯 공연·플리마켓 등 행사 다채 최명진 기자

2022년 11월 03일(목) 20:06

작가와의 대화 체험활동으로 활용되는 고재희 작가의 도자 작품

‘그리운 것들, 행복을 이루는 여정’

특별한 근대문화유산과 어우러진 문화예술축제 ‘비움나눔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주최하고 광주시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이웃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축제다.

2017년 처음 개최된 이후 올해로 5회를 맞은 축제는 매년 지역대표 작가와 초청작가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방황하는 우리 내면과 전쟁에 신음하는 지구촌 모두에 평화가 깃들기를 희망하며 ‘그리운 것들, 행복을 이루는 여정’을 주제로 펼쳐진다.

행사는 오는 13일까지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먼저, 브레디관과 교육원 본관 지하실에서 ‘지금, 다시, 평화’라는 소주제로 미술전시가 지난달 31일부터 열리고 있다.

특히, 브레디관은 근대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자 신학생 기숙사로 쓰이던 건물이다. 오래된 공간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와 작품이 어우러지며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소빈 작가가 예술감독으로 선정된 이번 미술전은 스위스·일본·중국 작가 3인을 비롯해 광주·서울·대전·군산 등 작가 총 35명이 참여하는 전시다.

미디어 영상, 회화, 조각, 설치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백여개의 도자기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정지윤 작가의 작품부터 재봉틀과 고양이 사이 빨간 실이 이어져 있는 최순임 작가의 설치 작품, 도자의 회화성을 보여주는 김두석의 작품, 지리산 야생화를 유리판에 압축시킨 김희주의 설치 작품, 마티에르가 살아있는 서병주 작가의 회화, 거대한 정원을 연상케 하는 윤종호의 작품 등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사진 위로부터 정지윤 작가의 도자기 설치 작품, 윤종호 작가의 ‘영원한 정원’, 오인호 작가의 ‘작가의 변’ 전시공간에 전시된 작품, 마티에르가 살아있는 서병주 작가의 회화.

기발한 발상의 작품들도 대거 만나볼 수 있다.

오인호 작가는 ‘작가의 변’을 주제로 전시 공간을 꾸몄다. 브레디관 화장실 자체를 활용해 소변기와 화변기 안에 찰흙 덩어리로 만든 변 모양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 내내 찰흙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고재희 작가는 수십여 개의 도자를 바닥 위에 늘어뜨렸다. 이 도자들은 오는 6일 작가와의 대화 행사를 통해 관객들과 함께 깨뜨리는 방식으로 비움과 나눔의 의미를 드러낼 예정이다.

헨리관에 위치한 갤러리 현에서는 가톨릭사진가회 초대전이 마련됐다. ‘바다’를 주제로 김양회 요한 보스코 신부의 작품 15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오랫동안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온 사제의 깊이 있는 시선을 마주할 수 있는 전시다.

교육원에서는 제5회 어린이그리기·만들기 대회 수상작들이 전시 중이다.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개막식은 전면 취소됐다. 이를 대신해 5일 오후 5시 가수 정태춘이 참사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연을 진행하며, 서울 연고 발달장애인 3인으로 구성된 위너스클라리넷합주단이 위로를 전하는 연주회를 연다.

12-13일에는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구매하고 후원할 수 있는 플리마켓이 진행되며,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미얀마와 우크라이나를 돕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작가의 작품세계를 더욱 이해할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가 매주 주말 브레디관 전시장 중앙에서 총 7회에 걸쳐 진행된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