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해역 관할권 분쟁 전남도 적극 중재해야

2022년 11월 06일(일) 18:58

해남에서 약 3.2㎞ 떨어진 만호해역은 1982년부터 어업인들이 개척해 최초로 김 양식을 시작했지만 8㎞ 거리의 진도군에서 1994년 관할구역을 주장하면서 다툼이 시작됐다. 해남군은 2020년 10월 ‘만호해역 분쟁지역에 대한 진도군 양식업 면허처분 및 장래에 예정된 처분이 자치 권한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해상경계 획정시 등거리 중간선 원칙에 따라 ‘유인도 기준 등거리 중간선의 동쪽해역 관할권한은 해남군에 있다’는 취지였다.

이에 헌재는 최근 “2020년 진도군 면허처분 후 청구 기간이 지나 부적합하며, 장래에 예정된 유효기간 연장 허가는 예외적인 사유로 처분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각하 결정을 내렸다. 또 “설령 2030년에 처분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10년 후의 상황까지 미리 상정해 사전에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심리 없이 사건을 끝내면서 해상경계는 확정되지 못한 상태로 남게 됐으며, 향후 침해 시 재차 권한쟁의 심판으로 다툴 수 있는 상황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김 양식장 어업권을 놓고 해묵은 갈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할 듯 싶다. 만호해역 정상화를 위해 책임지는 자세로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공동 발전할 수 있도록 더 힘써주길 바란다. 실제로 적절한 합의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해남군은 어민들과 협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양 지역 지자체와 어민들도 상생을 위한 대승적 합의를 도출하는데 지혜를 모아줬으면 한다.

그 누구라도 평생의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바다를 쉽게 내줄 수는 없는 일이다. 해상경계를 놓고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고, 물리적 충돌까지 예사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명량대첩축제를 함께 치르는 등 같은 생활권 해남과 진도가 지리한 다툼으로 인해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면 안 된다. 설사 법적으로 해결한다고 해도 회복하기 힘든 상처가 불가피하다.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