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영령들에게 / 김성숙(광주교대 명예교수) (2022.10.29. 이태원 참사 영령들의 넋을 기리며)

2022년 11월 07일(월) 20:14

김성숙 광주교대 명예교수

젊은 영령들에게
꿈이 많고 무엇보다
호기심이 가득했던 너희여
어쩌다 하필
그날 그곳에 있었더냐
슬프고 비통하구나
사방에서 옥죄어오는
불가항력에 억눌려
점점 숨이 막혀오고
숨조차 쉴 수 없었던 곳에
너희 힘으로는 도저히
헤어 나올 수도 없고
너희 비명과 절규에 대한 응답도
구조의 손길도 닿지 못했던
그 사망의 골짜기에
극도의 절망감속에서
다가오는 죽음을 예감하며
목놓아 울부짖던 그 순간
얼마나 애가 타고 처절하고
고통스러웠겠느냐
꽃같은 너희 젊은 이들의
믿을 수 없는 죽음앞에서
살아 숨쉬는 존재인 나는
그저 미안하고 안타까운 가슴으로
삼가 옷깃을 여밀 뿐이다
너희를 지켜주지 못한
오늘의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 간
해맑고 꽃다운 영령들이여
더 넓고 아름다운 하늘나라에서
함께 간 친구들과
선대 가족들과 어울려
행복한 축제를 즐기시라
이생에서 미처 못 다 이룬
열정적인 꿈과 사랑
저생에서 새 삶을 펼치며
마음껏 원없이 이루소서.

※약력
일본 국립 츠쿠바대학 예술학박사
광주교대 명예교수
(사)한국미술교육학회 자문위원
(사)전국여교수연합회 고문
한국미술협회 서양화분과 기획이사
(사)한국미술교육학회 회장, 이사장,
(사)전국여교수연합회 회장, 이사장 등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