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을 수 있다’ CPR 교육 실효성 제고를

2022년 11월 08일(화) 19:37

서울 이태원 참사로 생명을 구하는 심폐소생술(CP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광주에서 구급 출동해 심정지 환자로 분류된 건수는 2020년 564건, 2021년 562건, 2022년 1월-10월 526건에 달했으며, 각각 69명, 89명, 70명 등 모두 228명이 CPR을 통해 소생했다. 적절한 응급처치를 펼쳐 소생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명예로운 상이 하트세이버다. 광주는 일반인 94명이 선정됐다. 위급 상황에서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어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인간의 뇌는 혈액 공급이 4-5분만 중단돼도 영구적으로 손상된다. 골든타임 이내에 응급처치가 매우 절실한 것이다.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는 게 CPR이다. 환자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시행할 경우 목숨을 구할 확률이 3배 이상 높다. 의식을 회복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준다. 119에 신고하고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지속해야 한다.

최근 CPR 강습을 진행하거나 연계하는 기관에 시민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다중밀집 환경 대처법을 위한 자료를 배포하고 CPR을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지역별 안전교육 체험시설 정보를 제공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 기도폐쇄 처치법 등의 교육도 병행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학교보건법에 따라 응급처치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지만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경우는 적은 만큼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태원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당시 현장에 주저 없이 뛰어들어 CPR로 생명을 살린 시민들이 화제를 모았다. CPR 방법을 아는 사람이 많았다면 사망자가 더 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구급대원이나 의료진이 아니더라도 매뉴얼대로만 하면 동일한 효과를 낸다고 한다. 내가 겪을 수 있는 일이 얼마든 발생할 수 있다. 누구나 숙지하도록 해야 하겠다. 복지시설, 어린이집, 종교단체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 교육하는 방법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관계 당국의 주도적인 대응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