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수율 32.5%…30년 만의 제한급수 현실화 우려 <광주 대표 상수원 ‘동복댐’ 가보니> 안재영 기자 |
| 2022년 11월 08일(화) 2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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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부터 계속된 극심한 가뭄으로 광주의 주 상수원인 동복댐이 말라가고 있다. 저수율이 예년의 3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아 현 추세대로라면 30여년 만에 제한급수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오전 화순 동복댐. 낮은 수위로 댐 가장자리의 돌벽과 흙비탈은 고스란히 드러난 상태였다. 댐 곳곳은 바닥이 보일 정도였고 취수탑도 한참 아래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동복댐으로 물을 보내는 이서천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강변 가장자리에 자란 풀은 노랗게 말라있었고 물 밑에 있었던 자갈들은 수면 위로 드러난 상태였다. 하천 곳곳도 밑바닥이 환히 보일 정도로 수위가 낮아져 역대급 가뭄을 실감케 했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동복댐의 저수율은 32.5%(2천990만t)로 지난해 11월8일 73.5%에 비해 41%나 줄었다.
저수율이 급감한 이유는 올해 들어 계속되고 있는 가뭄이다.
광주지방기상청의 10월 기후특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전남엔 23.8㎜ 가량의 비가 내렸다. 평년(1991-2020년 64.7㎜)과 비교해 보면 40.9㎜ 적은 38%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동복댐 유역 강수량도 지난해의 44.4% 수준인 669㎜에 그쳐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8월 말부터 동복댐 용수공급 대응 단계를 ‘심각’ 상태로 유지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동복댐의 현 저수량과 광주시 하루 평균 수돗물 사용량을 고려할 때 내년 3월 중순께부턴 제한급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비상급수대책으로 월 1만t 이상 수돗물을 소비하는 다량 급수처에 대해 물 절약 실적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또 관리 부서 간 협의를 통해 지하수·중수도 등 물 재이용 활성화와 수돗물 사용량 절감에 나섰다.
유수율이 저조한 지역에 대해선 노후 수도 계량기를 교체하고 누수 탐사를 강화해 땅으로 스며드는 수돗물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긴급 순회 점검을 통해 상수도관 인접공사 손괴 방지로 낭비되는 수돗물이 없도록 관리하고 있다.
특히 내년 1월부턴 수돗물 사용량을 줄이면 수도 요금을 할인해주는 정책까지 도입할 정도로 물 부족은 심각한 실정이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사용량을 10% 절감하면 요금 10%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의회 심의와 조례, 시행규칙 재정 등을 준비하고 있다. 감소량이 10% 이상일 경우 비율에 따라 최대 13%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5개 구청과 협조 체계를 구축해 시민들에게 가뭄의 심각성을 알리는 한편, 화장실, 욕실, 주방, 세탁실 등 4개 공간별 물 절약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단비가 내려 자연스레 가뭄이 해갈될 것이라고 기대하기엔 현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며 “빨래 모아서 하기, 양치 때 수도 틀어놓지 않기 등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광주시는 1992년 12월21일부터 1993년 6월1일까지 156일 동안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제한급수를 시행한 바 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