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耳東風’ 한동훈 태도에 예결위 파행 황운하·김어준 등을 ‘직업적 음모론자’ 비하 윤영덕 “국무위원 발언이 경악스럽다” 격분 김진수 기자

2022년 11월 08일(화) 20:30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씨를 언급하며 ‘직업적 음모론자’로 비하해 야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했다.

특히 한 장관은 여야 국회의원들의 사과 요구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안하무인’적 태도를 이어가 예결위가 주질의를 마치지도 못한 채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는 파행을 거듭했다.

지난 7일 밤 나온 한 장관의 발언은 ‘한동훈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라는 건 황당한 주장인가’라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조 의원은 tbs 교통방송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이런 주장을 내놨고, 민주당 의원들이 동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조 의원의 질의에 “김어준씨나 황운하 의원과 같은 ‘직업적인 음모론자’들이 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 정치 장사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공당이 거기에 가세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직업적 음모론자’라는 한 장관의 발언에 민주당 윤영덕 의원(광주 동남갑)은 “국무위원 발언이 경악스럽다”며 격분했다.

또 “예결위원장이 엄중 경고해야 한다”(김한규 의원), “명백히 국회를 모욕한 것”(전용기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며 한 장관을 맹비난했다.

민주당 의원 뿐 아니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도 “한 장관이 황 의원에게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했다면 국무위원으로서 품위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판단한다.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장관은 거듭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은) 김어준씨와 황운하 의원 둘 다 포함된 이야기”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 장관의 발언을 둘러싼 잡음으로 예결위는 이날 저녁 10시께 정회했다가 50분여 뒤 속개했다.

회의가 속개된 이후에도 여야 의원들은 30여분 간 의사진행 발언으로 치고받았다. 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이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이에 한 장관은 “저는 황 의원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에 대해 평가한 것이 아니라 방송에 나가서 했던 터무니없는 음해에 대해 발언한 것”이라며 “사과할 뜻은 없다”고 맞섰다.

결국 우원식 위원장은 “국무위원 한 분이 본인의 억울한 감정을 갖고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원을 ‘직업적 음모론자’로 규정하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 사과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이와 관련 황운하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장관의 발언은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할 수준의 명백한 범죄”라며 “즉각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하는 것은 물론, 국무위원의 막중한 자리에 걸맞은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완벽한 모욕죄”라며 “최근 들어 소영웅주의와 ‘관종’(관심 종자)에 매몰된 한 장관이 틈만 나면 튀는 발언으로 그 천박함을 이어가던 중이라 놀랍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을 싸잡아 비판했다.

황 의원은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은 지독한 검찰 지상주의자들”이라며 “검찰 공화국의 폐해가 극에 달하고 있음을 느낀다. 한동훈류의 천박한 검찰 주의자들이 법의 이름으로 얼마나 법을 농락할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