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최대 전통시장 양동시장 내홍 격화 복개상가상인회장 자리 두고 갈등 1년 넘게 지속 법원, 신임 상인회장 선출 2달 만에 직무정지 통보 전임 상인회장 사서명 위조 의혹…경찰 수사 중 안재영 기자

2022년 11월 09일(수) 19:52

사진=연합뉴스

호남 최대 전통시장인 양동시장의 복개상가상인회장 자리를 둘러싼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상인회 임원진과 비상대책위원회 간 마찰 끝에 신임 상인회장이 선출됐지만 이에 반발한 전임 상인회장이 직무대행자선임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법정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임 상인회장이 사서명을 위조해 온누리상품권 환전 수수료를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광주 서구와 양동시장 복개상가상인회에 따르면 지난 7월26일 양동복개상가상인회장과 이사 선출을 목적으로 개최된 임시총회에서 신임 상인회장 A씨가 선출됐다.

A씨는 지난해 출범한 양동복개상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인물로 상인회장 출마 전 당시 상인회장이었던 B씨를 두고 “정관(定款)에 의해 상인회장 자격이 없다.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양동복개상가 상인회 정관에 따르면 상인회장은 임원 중에서 선출하며 임원이 되고자 하는 자는 상가의 정회원이면서 최근 3년 동안 사업을 직접 영위해야 한다. 그러나 B씨는 복개상가에서 직접 영업을 하는 상인이 아니니 상인회장 자격이 없다는 게 A씨와 비대위의 입장이었다.

이를 근거로 A씨와 비대위는 지난 3월부터 임시총회 개최와 신임 상인회장 선출을 촉구해왔다. 그 결과 A씨가 신임 상인회장으로 선출돼 지난 8월23일 서구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고 복개상가상인회장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불과 두 달여도 되지 않아 A씨는 상인회장직을 상실했다.

앞서 B씨는 A씨가 선출된 선거를 두고 “정족수가 미달되고 투표 참여 회원들의 자격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상인회장 업무 인수인계를 거부해왔다.

그러면서 B씨는 법원에 직무대행자선임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가처분을 받아들였고 A씨는 지난달 21일부로 직위를 상실해 일체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다.

때문에 현재 양동시장 복개상가상인회는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양동시장의 복개상가상인회는 오는 17일 임시총회를 통해 새 상인회장을 선출하려 하고 있다.

이렇듯 양동시장 복개상가 내에서 상인회장 직을 둘러싼 갈등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어 호남 최대의 전통시장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B씨가 상인회장 재직 당시 상인회 관계자와 사서명을 위조해 온누리상품권 환전대행수수료를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환전대행수수료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온누리상품권 환전금의 0.5%(0.4% 매월 지급, 0.1% 사고충당금 적립 가능)를 환전을 대행한 상인조직에 주는 수수료다.

수수료를 비롯한 온누리상품권 환전 등을 위해선 신청인의 서명이 들어간 온누리상품권 환전신청서를 작성해야하며 일체의 관련 서류는 상인회에서 보관해야 한다.

B씨에 대한 의혹은 A씨가 상인회장에 당선된 뒤 환전대행금액이 명시된 서류를 들여다보던 중 불거졌다.

A씨는 자신을 비롯한 일부 상인들이 환전을 신청한 사실이 없음에도 서류에 자신들의 서명이 들어가 있어 광주 서부경찰서에 B씨 등을 고소했다.

A씨 등 고소인들은 고소장에 “고소인들은 피고소인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상인회사무실에 온누리상품권 환전을 의뢰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고소인 명의로 환전이 됐다면 그 서명을 위조한 금액과 동일한 돈이 고소인 명의 통장에 입금돼야 맞는 것인데 일체 입금된 돈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에 대해 서부경찰은 “접수된 고소장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혐의 적용 여부는 향후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답변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