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 광주·대구 아시안게임 유치 용역 ‘엉터리’ 절차·설문조사·경제 파급효과 등 ‘총체적 부실’ 확인 심철의 시의원 “편법” 지적·이귀순 시의원 “감사해야” 박선강 기자

2022년 11월 13일(일) 19:40

심철의(左), 이귀순

2038 광주·대구 하계아시안게임 공동유치를 위한 연구 용역이 사실상 절차상 하자와 함께 내용도 부실한 엉터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시의회는 용역비 회수를 촉구하고 나섰고 광주시도 회수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진행된 광주시 문화체육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광주시와 대구시가 각각 8천만원씩 총 1억6천만원을 들여 광주전남연구원과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한 ‘2038 하계아시안게임 광주·대구 공동유치 기반조사 및 경제 파급효과 분석’ 연구 용역에 대해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행감에는 이례적으로 박재영 광주전남연구원장 등 4명이 행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했다.

심철의 의원(더불어민주당·서구4)은 “광주시는 지난해 보조금 사업을 할 수 없는 경상적 위탁사업으로 용역 사업비 8천만원을 지급했다”며 “위탁사업으로 진행하면서 용역비 심사위원회도 거치지도 않는 등 편법으로 용역을 했다”고 지적했다.

용역보고서에 실린 지역주민 설문조사도 부실하게 진행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조사와 관련, 시는 조선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했고 실제 조사는 스포츠과학연구소가 맡았다.

4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 결과, 87.9%가 찬성한다고 답했으나 인구 비례가 맞지 않은 데다, 대구시의 설문조사 결과와 단순 합산해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귀순 의원(더불어민주당·광산구4)은 “인구 통계를 무시한 조사 설계에다 설문조사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건인 신뢰 수준, 표본오차, 조사기관, 조사 방법이 누락됐다”며 “발주처인 광주시의 의도대로 짜 맞춰진 엉터리 설문조사”라고 질타했다.

이에 조선대 스포츠과학연구소 관계자는 “광주·대구의 설문 조사 샘플이나 정보 누적 횟수가 달라 단순 합산하면 안 된다”고 문제점을 인정했다.

용역보고서에 나온 경제적 파급 효과도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적자가 발생한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분석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분석 자료를 인용했고 취업 유발 인원도 2만명에서 96만명으로 부풀려져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유발 인원이 부풀려진 것과 관련, 광주전남연구원은 “엑셀 프로그램에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를 위한 연구 용역에 대해 전반적인 문제가 드러나면서 용역비를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귀순 의원은 “광주시의 의도대로 경제적 타당성을 맞추는 등 엉터리 용역을 한 만큼 용역비를 회수하든지 보완을 하든지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감사실에서 감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요성 문화체육실장은 “발주기관으로서 불찰이 있었다”며 “용역비 회수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재영 광주전남연구원장도 “연구 책임자가 간과하거나 실수한 부분도 있고 심층 검수작업의 오류도 있었다”며 “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