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표 예산’ 놓고 여야 ‘충돌 2라운드’ 예고 민주 ‘대대적 칼질’ vs 국힘 ‘예산소위에서 복구’ 세제 개편안 처리 난망…법인세 등 이견도 암초 김진수 기자

2022년 11월 13일(일) 19:52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정부 예산안과 관련, 이른바 ‘윤석열표 예산’에 대한 대대적 칼질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오는 17일부터 시작하는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를 통해 삭감된 예산을 최대한 복구하겠다는 구상이어서 여야간 ‘충돌 2라운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 및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등 윤 대통령의 공약 이행 관련 예산을 중심으로 상임위 곳곳에서 충돌 파열음이 발생했다.

실제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예산소위)에서는 외교부가 과거 청와대 영빈관을 대신할 연회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편성한 외교네트워크 구축 예산(21억7천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이틀 뒤인 9일 행정안전위원회 예산소위에서는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현 정부에서 신설된 행정안전부 경찰국의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단독으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1일 전체회의에서도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청와대 개방·활용 관련 예산(59억5천만원)이 통으로 날아갔다.

민주당은 기획재정위 소관 영빈관 신축 관련 예산(497억원), 운영위 소관 대통령실 이전 관리 예산 중 시설관리 및 개선사업 예산(29억6천만원) 및 국가 사이버안전관리센터 구축 예산(20억원), 국토교통위 소관 용산공원 개방 및 조성 사업을 위한 예산(286억원), 법제사법위 소관 검찰청 4대 범죄 수사 예산(44억1천만원) 등에 대해서도 ‘칼질’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모든 상임위에서 수적 열세이다 보니 야당의 예산 삭감 공세에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형편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은 삭감이라는 목표를 정해둔 채 자료 제출 없인 심사가 불가능하다는 식의 엄포를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639조원에 달하는 내년 정부 예산안의 최종 결정은 결국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어 집권 여당이 어떤 방식으로든 삭감된 예산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여당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지역 화폐 발행 지원 예산(7천50억원) 증액 등에도 결국 정부 협조가 필요한 만큼 예결위에서 여야 타협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을 두고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보니 자칫 예산안 처리가 발목이 잡히면 12월 2일까지인 법정 처리 시한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점점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세제 개편안이다.

현재 기재위 산하 조세소위·경제재정소위·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 등 3개 소위가 여야의 ‘자리 싸움’에 하나도 구성되지 않았다.

결국 통상 내년 예산안과 함께 처리될 부수 법안으로 지정되는 정부 세제 개편안은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법인세 인하·종합부동산세 완화·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등 정부 세제 개편안을 놓고 여야가 현격한 입장 차를 드러내고 있어 또 다른 암초로 등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