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오케스트라 김수연 음악감독 “연주자·관객 주인공인 환상 무대 선사할 것” 16일 빛고을시민관…장애인 17명 참여 결과발표회 다양한 연령대·장애 유형 배려하며 만든 화합의 장 최명진 기자

2022년 11월 15일(화) 19:38

김수연 음악감독

“무대 위 연주자와 관객 모두가 주인공이 돼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16일 오후 7시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펼쳐지는 2022 예술날개 페스티벌 우리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앞두고 김수연 음악감독은 이같이 말했다.

이번 공연은 17명의 지역 장애인들로 구성된 우리오케스트라단의 결과발표회 형식 음악회다.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공연 주제인 만큼 17명의 단원들은 자신이 연습한 곡을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공연에 나서는 이들은 대부분 악기를 처음 접해보는 초보자다.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지적·지체·시각 장애 등 장애 유형과 정도 또한 각기 다르다.

김 감독은 “단원들 모두 서로 다른 조건을 갖고 있지만, ‘음악’이라는 목표를 향해 모였다”며 “서로의 장애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수업을 진행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가까워진, 따뜻한 시간들이었다”고 소회했다.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연주를 맡은 단원들은 지난 12주간 강사진들과 함께 열심히 공연을 준비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솔로 연주부터 관현악중주, ‘우리오케스트라 송’을 비롯해 아시아아트심포니오케스트라, 재즈밴드 스카이브릿지, 라르브르 주니어 앙상블 등 50여명의 연주자가 함께 하는 전체 오케스트라 합주까지 다채로운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올해로 2년째 예술날개 프로젝트 공연 총감독을 맡아 장애인 단원들과 음악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는 김 감독은 모든 단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매 수업 전 단원들 한 명씩 솔로 연주를 하게끔 한다. 어떤 곡을 하든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연주할 수 있게 서로가 북돋아주는 분위기이고 잘하든 못하든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가장 아름답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가 장애인 예술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유학시절 마주한 풍경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외국에서는 연극이건 공연 무대건 장애인이 사회일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습을 자주 봐왔는데, 이상하게 한국에선 잘 찾아볼 수 없었다”며 “귀국 이후 장애인 예술활동에 관한 일들을 찾아 나섰다. 이는 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서로 잘 이해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김 감독은 사회복지 자격증을 취득하고 담양·장성·영광지역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수업을 하는 등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김 감독은 “항상 연주자가 중심인,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연주자와 관객이 하나 돼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할 때 비로소 완벽한 화합의 무대가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단원들 모두가 당당하게 연주를 하면서 자신이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가족, 친구 등 관객들에게 오롯이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소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