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에 산불 위험까지…조류인플루엔자도 비상 강진만 야생 폐사체서 고병원성 AI 확진…확산 우려 김영록 지사, 산불·AI 긴급 담화문 발표 선제 대응 김재정 기자

2022년 11월 16일(수) 20:31

사진=전남도 제공

최악의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상황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위험까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에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발생,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남도는 김영록 지사 명의의 산불·AI 관련 담화문을 동시에 발표한 데 이어, 다음 주엔 물 부족 사태에 대한 담화문도 내놓기로 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어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강진만 생태공원에서 H5형 AI 항원이 검출된 고니 폐사체를 정밀 검사한 결과, 이날 고병원성으로 최종 판정됐다. 도내 야생조류와 가금농장을 포함해 올해 전남지역에서 발생한 첫 고병원성 AI 확진이다.

게다가 고병원성 가능성이 있는 H5형 AI 항원이 순천만 야생조류 서식지와 장흥군 부산면 육용오리농장에서 잇따라 검출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순천과 장흥의 H5형 AI 항원에 대한 정밀검사는 현재 진행 중이어서 조만간 고병원성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10개 시·도 36건(가금농장 13건·야생조류 23건)이다.

이에 따라 김영록 지사는 이날 AI 차단 도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지역민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 지사는 담화문을 통해 철새 도래지 방문 자제와 가금농가의 강도 높은 방역 참여, 협조를 당부했다.

가금농가의 핵심 차단방역 수칙은 ▲농장 출입 차량과 사람 엄격 통제, 불가피한 출입 시 고정식 소독기와 고압분무기 2단계 소독 ▲농장 매일 2회 이상 청소·소독 ▲축사 출입 시 전실에서 전용 방역복·장화 갈아신고 손 소독 ▲철새도래지와 지역 축제 행사 참석 자제, 매일 폐사율·산란율 변동 관찰 등이다.

김 지사는 “고병원성 AI가 확산되면 농가는 물론,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며 “완벽한 차단 방역을 위해 겨울철, 축산농가와 철새도래지를 방문하지 말고 방문한 경우 축산농가 방문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 대내외 경제 위기로 모두가 어려운 데다, 유류비, 사룟값 등 생산비 급증에 축산물 무관세 수입까지 더해져 가금농가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며 “시중에 판매되는 닭고기와 오리고기는 안전하니, 가금농가를 위해 소비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이날 함께 발표한 산불 예방 담화문을 통해 ▲논밭두렁·쓰레기 태우기 자제 ▲산림·인접지 흡연 또는 불씨 다루는 행위 금지 ▲입산통제 구역·폐쇄된 등산로 출입 금지, 인화물질 소지 금지 ▲산행 중 산불 발생 시 즉시 하산 등 산불 예방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김 지사는 “나무 한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며 “소중한 숲을 한순간에 잃지 않도록 많은 관심과 협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 지사가 이례적으로 같은 날 2개의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현재 AI와 가뭄 실태를 사실상 위기 상황으로 인식한 데 따른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올해 전남지역 강수량은 851㎜로 평년(1천390㎜) 대비 61.5%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편, 김 지사는 다음 주중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상황과 관련된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