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13곳은 소멸위기지역

본사 부회장

2022년 11월 16일(수) 20:32

얼마후 내가 살고있는 지역이 없어진다는 상상을 해본적이 없다. 이대로 인구가 줄면 지방이 소멸된다는 여러가지 통계가 나왔지만 먼 훗날 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비수도권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는 ‘지방소멸’을 넘어 수도권과 광역시의 인구까지 줄어드는 ‘지역소멸’ 시대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보니, 눈앞의 현실이다.

최근 산업연구원은 한국의 지역 간 인구 이동 특성을 고려해 개발한 ‘K-지방소멸지수’를 토대로 전국 228개 시·군·구의 인구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방소멸 위험도가 높은 소멸위기지역은 총 59곳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K-지방소멸지수 개발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전국 시·군·구의 지방소멸 위험도를 총 6단계로 분류했다. 소멸위험지역(0.5 미만), 소멸우려지역(0.5~0.75 미만), 소멸선제대응지역(0.75~1.0미만), 소멸예방지역(1.0~1.25 미만), 소멸안심지역(1.25~1.50 미만), 소멸무관지역(1.50 이상)이다. 이 중 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된 소멸우려지역과 소멸위험지역은 각각 50곳, 9곳이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13곳, 강원이 10곳, 경북이 9곳으로, 전체 소멸위기지역의 54.2를 차지했다. 22개 시·군 중 13곳이 지방소멸 위기지역에 포함되는 등 전남이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압도적으로 지방소멸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안(0.088)과 구례(0.486)는 소멸위험지역 9곳에 포함됐으며, 그 중 신안은 전국 시·군·구 중 가장 소멸이 빨리 될 지역으로 나왔다. 소멸우려지역에는 완도(0.541), 함평(0.561), 곡성(0.566), 영광(0.635), 영암(0.642), 보성(0.644), 진도(0.652), 강진(0.664), 해남(0.668), 고흥(0.675), 장흥(0.708) 등 전남 11곳이 포함됐다. 소멸선제대응지역에는 장성(0.822), 담양(0.828), 무안(0.861), 광양(0.868), 목포(0.927), 여수(0.949), 나주(0.984) 등의 시·군·구가 이름을 올려 전남 대부분 지역이 지방소멸위험에서 안심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의 경우 남구(1.054), 서구(1.094)가 소멸예방지역에, 북구(1.178)와 동구(1.232), 광산구(1.239)는 소멸안심지역으로 분류됐다.

가장 큰 원인은 소득, 고용, 인구의 수도권 쏠림현상이 비수도권의 경기침체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국가 성장 침체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1990년대에는 비수도권 경제성장률이 수도권을 웃돌았으나 이후 역전되면서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6~2020년간 수도권 경제성장률은 3.0%를 기록했지만 비수도권은 1.0%에 머물렀다.

지방 소멸의 원인은 어찌 보면 단순하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수도권이 젊은 인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것이 가장 문제의 근원이다. 지방의 젊은 인구가 대규모로 유출되는 이유는 대학 입학과 취업. 이른바 명문대와 좋은일자리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 결과 지방은 인구 유출로 존폐를 걱정하고, 수도권은 인구 집중 탓에 주거 등 삶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지역 균형발전을 통해 소멸위기지역의 인구 유출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정부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의 인구 감소를 막는 것은 지방의 노력만으로 불가능하다. 지방소멸위기지역지원특별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전남도의 심각한 소멸위기지역을 지원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전국 107개 지자체에 적은 예산을 분배하는 나누기식 특별법으론 옥죄어 오는 지방소멸 위기를 막을 수 없다.

세계 어디를 봐도 대한민국처럼 수도권 집중이 심각한 나라는 없다. 앞으로 보라. 지방이 소멸하는데 중앙이 온전할 리 없다. 적어도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균형적인 발전이 이뤄져야 인근 소도시, 농촌지역이 동반성장할 수가 있다.

2020년 전라남도의 합계출산율은 1.15로 세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지만 지방소멸의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반면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64로 전국 최하위이지만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극단적으로, 인구의 절반이 저출산으로 줄어든다 해도 수도권은 인구유지가 가능하다.

지방소멸을 어떻게 해결할까? 묘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보조금 지급, 기업 유치, 중심거점도시 개발 등 수많은 정책을 추진 또는 계획 중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지방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지역사회가 각자의 개성을 부각하는 사업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추진해서 사람들을 유인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인구구조 변화 대응 정책을 추진하는데 2006년부터 2020년까지 380조 원이 넘는 예산을 퍼부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기간 출생률은 회복되기는커녕 오히려 낮아져 고령화는 더 심각해졌다.

가팔라지고 있는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크게 ‘단계별 기업 입지 인센티브 차등화’ ‘특화(주력) 전후방산업 중심의 고부가가치산업 육성’ ‘지방대학 활성화를 통한 지방소멸 댐 역할 강화’ 등.

출생률 등 인구 재생산 정책이 아닌, 인구 유출에 초점을 맞춰 지역경제 선순환 매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

이 정부도 지역균형발전을 공약으로 내걸고 지방분권 강화, 지방재정권 강화, 지방교육 및 인적자원 양성체제 개편, 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의 정책을 내세웠다. 이것만 적극적으로 실천해도 해법이 보일 것이다.

지방소멸의 주원인은 일자리와 교육이다. 우수 기업체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고 인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지방대 육성도 선행돼야 한다. 지방의 인구 감소를 방치하면 국가 소멸도 재촉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전남 소멸위기지역 지방정부도 타계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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