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장사와 나막신 장사
2022년 11월 17일(목) 19:29
정해선 지역특집부 국장
지난달 18일부터 전면 파업으로 목포 시내버스가 전면 운행을 중단한 지 29일만인 16일부터 전 노선을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시내버스 노조는 파업을 철회하고 전 노선을 정상 운행하고, 회사는 특단의 경영개선(안)을 오는 12월31일까지 제시해 목포시와 협의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버스파업은 해결됐지만 목포시가 버스업체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그동안의 강경한 입장을 스스로 번복했는데 혈세는 혈세대로 써버린 무의미한 결과를 낳았다며 비판하고 있어서다.

시는 그 동안 버스업체와 노동조합 당사자 간의 협상이 우선돼야 하고, 버스업체의 부실 경영에 혈세를 쓰지 않겠다는 강경한 기조를 이어왔었다. 임금 3.2% 인상, 만근일수 축소 등 타결된 협상안은 이미 보름 전인 지난 1일 5자 대표자 회의에서도 다뤄졌던 내용으로 그때는 지원할 수 없고, 지금은 지원할 수 있다고 뒤집었다.

목포시는 버스 파업 하루에 2천478만원씩 재정지원금의 차감을 이번 해에 안 하고 내년에 협의해서 차감하는 걸로 했고, 강도 높은 특단의 버스회사의 경영 자구책을 받기로 했다. 또 버스회사가 요구했던 버스연료 가스비 21억원을 지원하지 않고, 노조가 요구했던 임금인상 총액 23억원을 10억원으로 줄이는 성과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우산장사와 나막신 장사의 심정으로 이해를 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민선 8기가 시작된 지 4개월도 되지 않아 버스파업이 전격적으로 시작돼 시간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시간이 없었으며, 그동안의 누적된 부분들이 민선 8기에 터졌다는 점에서 목포시와 목포시의회, 그리고 정치인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일은 속도보다도 방향이 중요하다. 이번 합의는 서민들과 교통약자를 위해 부득이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든다.하지만 버스재정적자 부분 등에 대해서는 그런대로 방향은 설정했지 않았느냐는 생각도 든다. 지도자는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야 하고 민간 전문가를 잘 활용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우산장사와 나막신 장사로서 이를 표현한다. 이번 파업철회 합의는 우산장사와 나막신 장사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시내버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해선 지역특집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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