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갈등 금호타이어 상생의 지혜 필요

2022년 11월 20일(일) 19:02

금호타이어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했다. 광주고법 민사3부는 전·현직 노동자 5명이 청구한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2012년 1월부터 2014년 5월분까지 추가 법정수당 3천859만원 중 70.2%인 2천712만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여기에 앞으로 노조원 3천여명과의 소송에서 부담해야 할 금액은 산술적으로 1천400억, 이자까지 더해 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재상고 절차 등을 통해 금호타이어는 회사 상황과 선고 결과가 미칠 영향에 대해 다시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크아웃 졸업 후에도 순손실이 5천억이 넘고 2023년 1조원 규모 부채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우발 채무까지 발생하면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8년 중국 더블스타에 인수된 뒤 이듬해 흑자로 전환됐으며 이후 2020년 적자로 돌아섰다. 아울러 올해 3분기 기준 1년 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조1천만원에 달하지만 보유 중인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천4억3천여만원에 불과하다.

시설 노후화로 생산성이 낮은 광주공장을 함평빛그린산단으로 옮기려는 계획도 부지 용도 변경을 놓고 제자리다. 상업용으로 바꿔 매각해야 1조2천억원에 이르는 이전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특혜 및 위법소지 논란에 광주시와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를 6천463억원에 인수한 더블스타에서 유동성 지원 같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민들은 10년여 동안의 법적 다툼에 대해 적잖이 우려하고 있다. 적극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사 상생의 길을 모색해 줄 것을 바란다. 분명하게 사측은 흑자 유지를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조속한 정상화를 강조했고, 노동자들도 정상적 경영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논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노조 요구대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노사도 유사한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으로 이번 재판을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내년 본격화할 태세다. 금호타이어는 광주 향토기업으로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소모적 갈등부터 조속히 마무리지어야 한다. 냉철하게 고민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