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세력론 통해 해양-대륙세력 품고 넘어서야” 송영길 전 대표, 광주시의회 특강…내달 연구차 프랑스 출국 박선강 기자

2022년 11월 20일(일) 19:48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반도의 힘을 모아 한반도를 둘러싼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을 품고 넘어서서 대한민국이 동북아, 나아가 세계 중심에 우뚝 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8일 광주시의회에서 ‘반도세력론’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어릴 적부터 외교 문제를 고민하면서 ‘왜 우리나라는 항상 대륙과 해양 속에서 어느 한 쪽에 줄을 서서 살아 남을 생각만 하고 있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며 “아픈 역사와 질곡을 이젠 끊고 대륙·해양세력 중 어느 한 쪽에 대한 추종이 아니라 한반도가 중심이 되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半島)는 반은 섬이라는 뜻으로, 임진왜란과 러일전쟁, 청일전쟁, 6·25 전쟁까지 운명적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각축장이 돼 왔는데 이런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 이젠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고 두 세력을 모두 포섭하고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개념, 즉 반도세력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의미도 덧붙였다. 특히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과 백제와 왜 연합군이 충돌한 백강전투(663년)와 1592년 임진왜란을 한반도를 둘러싼 대륙과 해양세력의 그레이트게임(패권 다툼)의 단적인 두 가지 예로 들었다. 이어 두 그레이트게임의 중간 지점인 1543년을 콕 집은 뒤 “유럽에서는 코페르니쿠스가 혁명적인 지동설을 발표하고, 일본에서는 포르투갈 상인에 의해 조총이 받아 들여지던 때 우리나라에선 첫 서원이 설립됐다”며 같은 시기, 서로 다른 힘의 흐름을 우회적으로 비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탈리아 반도의 힘으로 천년의 로마제국이, 이베리아 반도의 힘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해상제국이 건설됐다”며 “한쪽에 붙어 비주체적 전초기지로 남기보다 반도의 힘으로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 등 4대 강국의 벽을 넘어 동북아 강국, 세계 중심국가로 일어설 것인지, 유럽의 화약고인 발칸반도 마냥 3차 세계대전의 화약고가 될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남북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평화 체제 구축과 자주적 공간 확보가 남북 관계의 핵심이고, 반도세력론의 최종 종착점이기도 하다”며 “지나친 미국 중심 외교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쌓아 올린 ‘자주적 자산’이 급격히 후퇴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내달 초 프랑스로 넘어가 6개월간 체류하며 인구 소멸 대책, 원전 문제, 핵융합 발전, 기후위기 대응 등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