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김창완·한희원의 ‘노래, 시, 웃음, 눈물 같은’ 한희원미술관 7주년 기념전 내년 1월30일까지 고즈넉한 한옥 미술관서 선보이는 특별한 2인전 인생의 사랑, 슬픔, 자유, 꿈 담아 관객에 위로 전달 최명진 기자

2022년 11월 23일(수) 19:19

한희원미술관에서 2인전을 갖는 김창완(왼쪽)과 한희원 작가 <한희원미술관 제공>

2015년 7월 양림동 골목길 한자락에 문을 연 한희원미술관은 소담하지만 편안한 분위기 속 관객들이 위안을 얻고 돌아가는 공간이다.

양림동에서 나고 자란 한희원 작가가 사비를 들여 마련한 이곳 미술관은 양림동의 정취와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오래된 한옥건물을 개조해 만들어진 미술관은 주변 한옥들과도 잘 어우러져 있다. 고즈넉한 미술관 풍경과 함께 전시장에 걸려 있는 작품들에도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올해 개관 7주년을 맞이한 한희원미술관이 특별한 2인전을 개최해 눈길을 끈다.

산울림 김창완의 그림을 만나볼 수 있는 ‘노래, 시, 웃음, 눈물 같은’전이 내년 1월30일까지 한희원미술관에서 열린다.

김창완은 어렸을 적 미술대학을 진학하고자 했지만, 여러가지 여건 상 실현하지 못한 채 1977년 두 동생과 함께 산울림으로 데뷔했다.

이후 활발한 음악활동을 비롯해 드라마·영화에 출연, 라디오 DJ로 23년째 활동해 오고 있는 그는 근래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지난달 처음으로 개인전을 갖게 됐다.

한 작가와의 만남은 여기에서 시작됐다.

지난 9월 서울 연세갤러리에서 ‘거친 붓터치에 삶의 아픔이’전을 진행 중이던 한 작가의 전시 바로 뒤 김창완의 전시가 예정돼 있던 것.

첫 개인전을 앞두고 전시 공간을 살펴보러 온 김창완은 한 작가의 작품을 보고는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다.

시와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이 가까워진 것은 순식간이었다.

전시 개막식날 만난 이들은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고, 이후에도 몇 차례 연락을 주고 받다 함께 전시를 열기로 했다.

서울 전시가 끝나자마자 작품을 광주로 내려보낸 김창완은 지난 20일 공연차 광주로 내려오는 길에 작품 7점을 더 가지고 한희원미술관에 방문했다.

표현 방법, 작품 주제 모두 다르지만 이 두 사람의 그림은 어딘가 닮아있는 듯하다.

전시장에 걸린 김창완의 작품은 대작 120호를 포함해 20여점이다.

한희원미술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김창완과 한희원 작가의 작품. /최명진 기자

시집을 출간하기도 한 그는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시, 노래, 웃음, 울음같은 울림이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마음껏 그어 내려간 선 속에서 그가 오랫동안 추구한 인생의 사랑, 슬픔, 자유, 꿈이 그려져 있다.

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 10여점을 출품했다. 조지아에 다녀온 후 변화된 생에 대한 자각과 위로의 심성 등이 묻어나는 작품 등이다.

한희원 작가는 “각자 표현 방법은 다르지만 시와 노래, 그림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이 합심해 마련한 전시다”며 “뜻깊은 공간에서 좋은 인연으로 이어진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위로와 감동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희원미술관이 자리잡은 이곳 양림동은 수많은 선교사들을 비롯해 최흥종 목사, 조아라 여사, 김현승·이수복 시인, 음악가 정율성, 문순태·황석영 소설가, TV드라마(젊은이의 양지·첫사랑 등) 작가 조소혜, 수채화가 배동신, 화가 황영성, 이강하 등이 거주한 동네이기도 하다.

한희원미술관은 2015년 개관전, 2016년 개관 2주년 기념전 소설가 문순태·한희원의 ‘거리에서 만난 문학과 미술’을 개최한 바 있다. 2019년 조지아공화국에서의 1년간의 안식년,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 등이 있었지만 한희원미술관은 누구에게나 친근한 ‘문턱 낮은 미술관’으로서 광주 대표적인 사립미술관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