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광주·전남 사업장 초비상 기아차 임시 적치장 마련 삼성전자·금호는 대책 강구중 건설현장도 초긴장…일부 레미콘업체 가동 올스톱 우려 기수희·양시원 기자

2022년 11월 23일(수) 20:03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가 24일 총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광주·전남지역 대형 사업장들도 물류 운송과 피해 최소화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 따르면 하루 평균 2천대 정도를 생산하고 있으며 카 캐리어 108대가 생산된 완성차를 운송하고 있다.

하지만 기아 완성차 수송을 담당하는 현대 글로비스 운송 담당자 대부분이 화물연대 조합원임을 고려하면 운송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기아측은 광주시와 협의를 통해 임시 적치공간을 마련 중이다. 기아는 일단 기존 평동 출하장(5천대)과 장성 물류센터(3천대) 외에 광주시청 야외음악당(300대)과 광주 제1전투비행단(3천대)을 임시 야적장으로 확보한 상태다. 향후 화물연대 파업 추이를 지켜보며 광주시와의 추가 협의를 통해 적치공간을 늘릴 방침이다.

가능한 적치 공간은 함평 나비축제장 주차장(2천800대), 광주 에너지밸리 산단 미개통 도로(1천대), 광주 용전동 폐국도(500대), 기아 챔피언스필드 주차장(400대) 등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기아 측은 운전원 70여명을 확보해 임시운행 허가를 받고 차량을 옮길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월 파업 때도 기아 직원들이 번호판 없는 차량을 적치장으로 직접 운송한 바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하루 평균 130여대를 생산,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적어 당분간 적치 공간 고민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하루 평균 3만-4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으나 공장 내부와 장성·광양 물류센터에 여유 공간이 있어 당장은 추가 야적장을 마련할 상황은 아니지만 장기화될 경우 운송은 물론, 수출 물량 선적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 등을 강구하고 있다.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 등을 생산 중인 삼성전자 광주공장 역시 현재까지는 공장 내에 공간이 있어 추가 야적장을 확보하지는 않고 있으나 화물연대 파업 추이를 지켜보며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역 건설현장도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건설현장의 주재료인 시멘트를 레미콘 공장과 건설현장 등으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특수 차량인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를 통해 이동해야 하나 전체 BCT 2천700대 가운데 화물연대 소속이 1천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재도 광주 선운2 공공주택지구, 광주 도시철도 2호선,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 공사현장 등 대규모 공사 현장에서는 이미 시멘트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점과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인한 건설현장 성수기가 이어져 시멘트 수요가 생산량 대비 높다는 점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광주전남레미콘협동조합 관계자는 “현재도 시멘트 제한 출고 등의 이유로 시멘트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이며 지역 레미콘사 가운데 일부는 이미 재고가 떨어져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치면 현재 재고가 부족한 다른 레미콘 회사들까지도 이번 주를 끝으로 가동이 올스톱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철강 업체가 밀집한 여수·광양산단도 비상 체제를 가동했다.

산단 입주 업체와 여수광양항만공사는 긴급 물류를 사전 출하하고 임시 적치장 마련, 대체 운송 수단 확보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하루 물동량의 30%가 파업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일부 긴급재는 사전 출하하는 한편, 선박을 이용해 화물 이송을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광양항을 운영하는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컨테이너 부두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 보관할 수 있는 능력)이 61% 수준으로 여유가 있지만 파업 장기화에 대비, 임시 컨테이너 장치장과 대체 운송 수단도 확보할 방침이다.

/기수희·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