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간병인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입원 男환자 시름 간병인 5명 중 1명만 男…성비 불균형 극심한 상황 코로나로 가족 간병 불가능 ‘한몫’…대책 마련 시급 주성학 수습기자

2022년 11월 23일(수) 20:03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최근 광주 한 병원에서 다리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 A씨는 입원 전 생각지도 못했던 불편함을 겪어야만 했다. 보호자가 상주할 수 없어 여성 간병인에게 도움을 받고 있지만, 문제는 샤워하거나 용변을 볼 때가 문제다. A씨는 “힘겹게 휠체어로 샤워실을 가고 씻는 것까지 40분이 넘게 걸리는데 여성 간병인이다 보니 도움을 받기 어렵다”며 “몸이 불편해 제대로 씻지 못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무엇보다 여성 간병인이 옷을 갈아입혀 줄 때 속옷 등이 적나라하게 보여 부끄럽다”고 하소연했다.

#어깨를 다쳐 2주째 깁스를 한 채로 입원 중인 B(30대)씨도 비슷한 어려움을 토로한다. 다친 어깨와 팔이 아예 움직이지 않아 한 팔로만 생활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가장 힘들 때는 씻을 때다. B씨는 “힘겹게 한 손으로 샤워를 하는 것도 어렵지만, 씻고 나서 제대로 닦을 수 없어 등 쪽은 매번 젖어 있다”며 “남성 간병인이 있으면 편하게 도와달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매우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여성 간병인에 비해 남성 간병인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 남성 환자들의 볼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족 간병이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남성 입원 환자들의 근심만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 의료법·감염병예방법상 입원환자의 보호자라도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음성 확인이 돼야만 환자 면회 등이 가능하다.

또 병원마다 세부 기준은 다르지만 보호자가 상주하려면 3차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어 많은 입원 환자들이 전문 간병인을 고용하는 추세다.

하지만 간병인의 성별이 한 쪽으로 쏠려 있어 남성 환자들은 남성 간병인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이다.

실제 최근 간병인 매칭 플랫폼 ‘케이메이트’에 따르면 광주·전남에 등록된 간병인 918명 중 남성 간병인은 20% 수준에 그쳤다.

다른 플랫폼인 ‘헬퍼’에서도 광주·전남 간병인 800여명의 성비는 남성 21%, 여성 79%를 보였다. 간병인 5명 중 1명만 남성인 셈이다.

플랫폼 관계자는 “작년에 10%에 그쳤던 남성 간병인 비율이 올해 20%까지 올라왔지만 여전히 수요에 비해 적은 인원이다”며 “문제는 남성 간병인 대다수도 60대 고령자인 터라, 업무 수행에도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문 남성 간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일선 병원에서는 별도의 간병인을 두는 것 외엔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이제라도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광주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 자체적으로 환자와 연결해주는 간병인이 있긴 하지만 남성 간병인은 그 수가 극히 적다”며 “이 탓에 어쩔 수 없이 여성 간병인이 대부분 투입되는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정부 정책이 있긴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조건과 병원 현실이 부합하지 않아 많은 병원이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동생활에서 개인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모든 입원 환자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주성학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