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서 열린 광주 군공항 이전 설명회 의미

2022년 11월 27일(일) 19:23

광주시와 전남도의 현안 가운데 하나인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지난 25일 어설프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하나 진행됐다. 그동안 주민 반발로 전남지역에서 열리지 못했던 광주 군 공항 이전 설명회가 이날 함평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것이다.

광주시와 국방부는 이날 함평군 엑스포공원 주제영상관에서 주민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 성격의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주민설명회는 함평군이 공식적으로 관여해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함평지역 한 사회단체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국방부와 광주시는 군 공항 이전 사업 절차와 이전에 따른 금전적·물질적 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군 공항 이전이 성사되면 최소 4천508억원의 지원금을 투입해 생활기반시설, 복지시설, 소득증대 사업, 지역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산만했다. 주민들간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고성이 이어졌다.

반대의견은 먼저 이번 설명회를 주도한 사회단체의 대표성에서부터 표출됐다. 지역의 시민 사회단체가 사전에 논의를 거쳐 설명회를 진행했더라면 찬반의견이 나오더라도 짜임새 있게 진행할 수 있었을텐데 거의 활동이 없었던 단체가 갑자기 군공항 이슈를 들고 나온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함평군의 어정쩡한 입장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군은 워낙 찬반 논란이 큰 현안이기에 찬성 또는 반대 의사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절차라고 사전에 선을 그었지만, 세심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여하튼, 광주 군 공항 이전과 관련해서 함평군이 먼저 뇌관에 손을 댔다. 이번 설명회에 이어 다음엔 읍면 순회설명회를 열고 주민 여론조사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는 십수년 전부터 현안으로 부상했으나 그동안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이전 대상지로 거론 되는 것 자체가 지역민의 반발로 이어지는 갈등 요소였다. 이런 상황에서 함평이 먼저 공론의 장을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함평군은 이제 군의회를 비롯 시민·사회단체와 긴밀한 논의 체계를 구축, 운영해야 한다. 특정 단체에 맡기지 말고 지역 사회가 함께 해야 한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군민들간 치유할 수 없는 갈등만 남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