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부끄러운 대한민국 / 정영수
2022년 11월 28일(월) 19:36
정영수 조선대 미래사회융합대학 겸임교수
지난 5월10일 출범한 윤석열정부의 국정목표는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기며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 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공약은 찾을 수 없고 6개월이 조금 지났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건’이 여러 곳에서 터지고 있어서 안타까운 심정이다.

지난 22년 9월 신당동 지하철공사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을 계기로 스토킹 범죄에방과 처벌강화 등의 관한 법률을 제정한다고 야단 법석이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그동안 스토킹 범죄는 반복돼 왔고 그때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제도 개선의 노력이 이어져 온 게 사실이다. 신변보호 대상자인 피해자가 감시를 받는 현 스마트워치 체제 대신 가해자 추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스토킹범죄자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날이 갈수록 스토킹이 기승을 부렸고 결국 신당역 역무원 살인사건이라는 비극을 낳게 된 것이다.

사회이슈가 되는 이러한 범죄가 발생을 하게 되자 국회와 경찰에서는 제도적 개선방안을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뒤늦은 대책과 개선안들이 나오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지만, 그럼에도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늦었더라도 외양간이 잘못됐다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국회는 하루빨리 스토킹 범죄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삭제하고, 스토킹 범죄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지난 10월15일 오후 3시 33분께 경기 성남 데이터센터에 불이나 지하 3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불이 난 건물은 지상 6층에 지하 4층 규모(연면적 6만7천여㎡)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데이터를 관리하는 업무 시설이다. 이 불로 인하여 카카오톡, 다음 등 카카오 주요 서비스 등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해 가입자 수가 800만 명이 넘는 케이뱅크의 애플리케이션(앱)이 주요 서비스가 127시간(5일) 넘게 멈춰서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한다고 갑자기 야단법석이 벌어졌다.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에서도 확인한 것처럼 플랫폼 서비스의 연속성·안정성은 기업 생존과 직결된다. 더 나아가 국가 기간사업으로서 기업 생존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런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국회에서 ‘카카오톡 먹통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마련된 대책 법안이 한달만인 지난 11월15일,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해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결을 하였다. 4천만명이 넘게 매일 이용하고 있으며 국내 점유율이 90%에 가까운 말 그대로 ‘국민 메신저’인데도 데이터센터가 한 곳에 불과했고, 화재에 너무나 취약했었던 것이다. ‘원님 지나간 다음에 나팔을 분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 뜻은 ‘때가 늦다’ 라는 말이다.

지난 10월29일에는 젊은이들이 할로윈 축제장을 찾았다가 압사사고로 157명(외국인 26명 포함)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304명) 이후에 가장 큰 규모의 인명사고이었다. 현장 관리를 위한 경찰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 골목 앞 이태원로에 차량 통행을 막고 보행자 전용도로로 만들어 공간 여유를 뒀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태원 압사 사고에서 여러 가지 교훈을 배울 수 있다. 국가는 10만 넘게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였는데 사전 예방과 112로 접수된 시민들의 위험상황을 심각하지 생각히지 못했고 신속 대응체계의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는 속담이 있다. 이는 문제가 터지고 난 후에 부질없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되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사고가 일어나고 있을까? 선진국과 기업에서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구성할 때 늘 발생하는 ‘만성적’ ‘즉각적’ 위기 분류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잠재적’ 위기 시나리오를 미리 만들고 대응 훈련을 한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가 두 번 다시는 큰 사고가 터지고 나면 정부와 국회에서 야단법석을 떠는 대한민국이 안되었으면 한다.

여당과 야당은 정쟁으로 삿대질하며 싸우지만 말고 머리를 맞대고 합심하여 무엇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인지 사전대응을 강화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혁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이를 선제적, 적극적으로 잘 실천하여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건’ 이 반복하는 부끄러운 대한민국이 이제는 되풀이 되지 않는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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