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 파손된 볼라드 보행자 안전 위협 구부러지고 휘어진 채 방치 등 교통안전시설물 기능 상실 도시미관 저해·시민 통행 불편…지자체, 예산 어려움 호소 주성학 수습기자

2022년 11월 30일(수) 20:04

불의의 사고에서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볼라드가 관리되지 않아 도리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사진>

또 파손된 채 방치된 볼라드는 도시 미관을 해치기도 해, 제 기능을 하기 위해 시급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9일 오전 찾은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은행 인근에 설치된 볼라드들은 한눈에 봐도 제 기능을 하기 어려워 보였다.

광주은행 반대편 인도의 볼라드는 차도 쪽으로 구부러져 있었고, 파손된 볼라드 하나는 근처에 치워지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광주 북구 서하로 140번길 북부경찰서 방면 횡단보도에 설치된 볼라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해당 볼라드는 뚜껑 부분이 다 뜯어져 내부 철제 골조가 드러난 상태였고, 그 안은 종이컵과 담배꽁초가 채워져 있었다.

이러한 광경은 광주 인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북구 증가로 GS 편의점 앞 볼라드는 불빛을 반사해 볼라드가 있음을 알리는 식별띠와 뚜껑은 이미 뜯겨져 나갔고, 내부엔 쓰레기가 가득했다.

이를 본 시민들은 교통안전시설물이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8살 자녀의 부모 A(40대·여)씨는 “아들이 쓰레기가 들어있는 볼라드를 보고 ‘쓰레기통이에요?’라고 물어볼 때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쓰레기가 들어있는 것으로도 외관상 좋아 보이지 않은데 아들이 노출된 쇠부분에 크게 다칠뻔한 적도 있었다”고 분을 쏟아냈다.

시민들의 불만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자영업자 A(30대)씨는 “늦은 밤 집으로 가는 길에 신호를 기다리며 잠시 볼라드에 손을 기댔는데, 침이 묻은 종이컵이 만져졌다”며 “누가 그곳에 종이컵을 넣었는지 모르지만 그때 손에 묻은 느낌은 정말 불쾌했다”라고 토로했다.

이렇듯 광주시 곳곳의 볼라드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으며,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볼라드 관리기준과 정비시기가 명확하지 않고, 유지·보수해야 할 지자체는 인력적, 예산적 어려움이 있어 파손 상태 즉각 확인과 조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라 시민들의 불편함은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교통약자법(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4·5조에 따르면 지자체는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별도의 정비 기준과 시기는 안내하고 있지 않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설치 기준은 명시돼 있지만 볼라드에 대한 관리기준은 정확한 정비 기준이 없다”며“ 보수 및 관리는 법령에는 포괄적으로 명시돼 있고, 의무는 아니기 때문에 관할부서에서 확인 후 정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한 자치구 관계자는 “현장팀이 따로 있어 국민신고나 민원이 들어오면 자체적으로 보수에 들어간다”며 “큰 피해가 아닌 이상 전체적으로 보수는 하지 않고 볼라드를 구비 해 놓고 있다가 큰 사건이 생길 경우 바로 교체 진행하며 윗부분과 띠 같은 경우 직원들이 나가 자체적으로 보수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는 “업무상 도로 관리원의 순찰과 민원을 합산해 일괄처리로 진행한다”며 “관리 예산문제도 있고 현장직 직원들과의 협의를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한달에 한번씩 교체하는 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관계자는“올해는 사업 마무리 단계여서 반영하지 못했지만 일부 뜯어진 볼라드의 식별띠 같은 경우 상황을 인지 하고 있어 현장 직원과 의논해 교체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주성학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