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의웅의 캔버스 산책]눈부시게 아름다운 섬진강(5) |
 | | ‘섬진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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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서 가장 오지인 ‘무진장’(무주·진안·장수)은 금강과 섬진강 발원지다. 전북의 지붕격으로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섬진강과 금강의 발원지가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금강의 발원지인 ‘뜸봉샘’은 장수읍의 신무산에 있다. 뜸봉샘 너머에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이 꼭꼭 숨어있다. 물의 뿌리라는 의미의 수분리라는 지명이 매우 인상적이다.
섬진강 중에서도 화산의 경치가 매우 빼어나다. 구름 위로 산 봉우리가 점점이 하늘에 박혀 있는 모습은 절경이다. 중국의 어느 동양화에서 본 듯 하다. 화산은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주변에서 가장 산세가 빼어난 산에 속한다. 달밤에 강에 비친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화산옹이라고 부르는 커다란 노인 형상의 바위가 강을 내려다 본다. 마을 사람들이 신령으로 받들고 있는 이 바위는 수시로 빛깔이 변하는 신비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풍년에는 희고 아름답지만 흉년이 들 때면 검은 색을 띤다. 또 큰 불이 난다거나 전염병이 퍼져 인명 피해가 많은 해에는 파란색을 띠며 전쟁이 일어나거나 천재지변이 있을 때는 붉은 색깔을 띤다고 한다.
거기서 한참동안을 걸어가면 마을이 나온다. ‘꽃여울 달여울 마을’이다. 아름다운 우리말의 이름이 정겹다. 물에 대한 노자의 가르침이 생각난다. 물은 모든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높고 깨끗한 곳에 있으려 하지 않고 항상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고 더러운 곳에 스며든다. 이러한 물의 성질은 도에 아주 가깝다. 물과 같은 선을 실천하는 사람은 처신을 겸손하게 하고, 마음 가짐을 고요하게 하며, 널리 베풀되 보답은 바라지 않고, 말은 진실돼 망령되지 않게 하며, 정치에서는 좋은 성과를 얻고 일에서는 좋은 효과를 거둔다. 물은 남과 다투지 않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하든지 잘못이 없다. 섬진강에 오니 저절로 도에 가까워진다.
<섬진강에서 화가 노의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