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시설 내 종사자 괴롭힘 심각하다니

2022년 12월 04일(일) 19:09

전남지역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10명 가운데 6명은 최근 1년간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경험했다. 또 10명 중 4명은 직접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감독하는 지자체나 정부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전라남도의회 지원정책 연구회의 의뢰를 받아 용역을 수행 중인 목포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실시한 설문에 따른 내용으로 사전 예방과 구제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 같다. 매뉴얼 개발 등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겠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95.7%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지하고 있었다. 피해를 당한 종사자는 55.9%였고, 목격자도 40.1%에 달했다. 여성이 60.7%로 남성보다 많았으며 직급에서는 중간관리자 60%, 실무자 57.8%로 높았다. 유형별로는 업무환경 악화 48.1%, 정서적 괴롭힘 41.7%, 정신적 괴롭힘 27.5%의 순이다. 하지만 당사자 또는 목격자들은 무력감과 2차 피해를 두려워해 대부분 대응을 주저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역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실관계 확인에 그치고 있다.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가중됨에도 참고 넘기는 도리 밖에 없는 아픈 현실이다. 가슴의 멍만 커지고 있다.

전국에서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아 고령화 속도가 빠른 전남은 사회복지 수요도 그만큼 증가하는 추세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장애인 등 위기 가구도 늘면서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종사자들이 시설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사기가 꺾이게 되고 업무 효율도 떨어진다. 현장에서의 서비스는 어떤 마음으로 어떤 환경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다. 현실적으로 대우마저 흡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명감을 기대하기 힘들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이 중대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더구나 사회복지시설이라면 특히 좌시해선 안 되는 것이다. 열악한 여건에서도 묵묵히 버텨온 종사자들의 삶 자체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봉사 직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점을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상당한 실정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연말께 최종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정당한 권익과 인권 보장을 위한 자료로 잘 활용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