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경제 불황 ‘촉법소년’ 증가 원인” 광주·전남 소년범죄 급증…서민수 교수 “맞춤형 예방책 강구해야” 오복 기자

2022년 12월 05일(월) 21:24

최근 3년간 광주·전남에서 촉법소년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교육 변화와 경제 불황이 소년 범죄의 주된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범죄 발생 추이에 따른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3시30분께 광주 동구 충장로 3가의 한 금은방에서 망치로 금은방의 유리창과 진열장 등을 깨고 내부에 침입, 4천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주범인 A(16)군과 범행에 가담한 B(12)군, C(15)군이 붙잡혔다.

조사결과 A군 등은 ‘가출 후 용돈이 필요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가담 정도를 고려해 A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반면 범행에 동참한 초등학교 6학년생인 B군에 대해선 보호자 인계 후 가정법원 송치를 검토하고 있다. B군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기 때문이다. 촉법소년은 형사 책임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강도, 특수절도 등 범죄 행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 대신 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 처분을 받는다.

이와 같은 가벼운 처벌 등을 이유로 촉법소년 범죄가 광주·전남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광주·전남경찰청 촉법소년 송치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 광주에서는 2019년 280명, 2020년 421명, 2021년 657명, 전남에서는 2019년 299명, 2020년 342명, 2021년 560명 등 14세 미만의 청소년이 강간·추행, 방화, 절도, 폭력 등의 혐의로 가정법원에 송치됐다. 3년사이 광주에서는 377명이 늘어 134%, 전남에서는 87% 늘어난 것.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촉법소년이 늘고 있고 현재 범죄 추이에 맞는 예방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인재개발원 학교폭력·청소년범죄를 담당하는 서민수 교수는 “흔히 금은방 범죄 등은 성인에 의해 발생했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초등학생을 포함한 범죄가 주목되는 부분”이라면서 “최근 3년 촉법소년의 범죄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악화와 교육 변화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 교수는 이번범죄는 CCTV를 확인하거나 부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성인 범죄에 비해 단순하고 허술한 형태의 ‘전형적인 청소년 범죄’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육과 교정기능을 통해 초범과 재범을 막고, 경찰·검찰 등 사법부는 소년범죄 특성에 맞춰 특화된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풀리는 연말로 경제 호황이 예상되는 만큼 재산 침해범죄를 막기 위해 경찰의 특별방범 단속과 학교전담경찰관 인력 확충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극단적인 문제 행동을 할 수 없도록 예방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