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아닌 무료 사진 촬영’…감성자극 고액 편취 기승 과대 광고 통한 결제 유도 사진촬영 민원 올해 230여건 한국소비자원 “광고 현혹 주의·계약서 약관 확인” 당부 박사랑 수습기자

2022년 12월 06일(화) 19:48

“한 달 전부터 촬영 날만 기다리시던 부모님이 눈에 밟혀 고액 상품을 결제할 수밖에 없었어요”

최근 SNS에 ‘무료 사진 촬영’이라는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해 마지막 결제과정에서 고액의 액자와 앨범 구매를 유도하는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싶은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사진관의 ‘감성 자극’ 수법에 소비자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사진 촬영’과 관련해 피해구제를 신청한 소비자가 ▲2019년 150건 ▲2020년 157건 ▲2021년 198건에 달했고, 올해도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232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관련 광고는 SNS에 ‘부모님과 가족분들 나이 합산 100세 이상 무료’, ‘휴대폰 번호에 숫자 0이 들어가면 무료’ 등의 문구로 게시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당첨될 수 있는 조건이다.

이 같은 광고 문구에 현혹돼 촬영 이벤트에 참여했다가 고액의 액자와 앨범이 포함된 패키지 비용을 지불한 A씨는 결국 한국소비자원에 도움을 청했다.

A씨는 “막상 촬영이 끝나니 기본 구성보다 훨씬 좋은 액자와 앨범을 보여주며 110만원을 달라더라. 1시간 넘게 촬영하느라 고생하신 부모님도 옆에 계셔서 좋은 걸 결제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음날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닌 것 같아서 취소해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처럼 업체가 내세우는 혜택은 28×36cm 정도의 액자 1개와 사진 1장, 무료 촬영 등으로, 의상과 헤어·메이크업의 포함 여부는 업체별로 상이했다.

SNS 이벤트에 참여한 B씨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업체에 촬영비 3만원을 선입금한 B씨는 촬영 전 20만원 상당의 액자, 리마인드 웨딩 무료 촬영, 제주도 여행상품권 등을 문자로 전송받았다.

하지만 B씨는 촬영이 끝나고 원본 사진, 액자 등 추가 옵션을 강요받아 업체가 제공한 혜택의 6배에 달하는 120만원을 결제했다.

B씨는 “무료라더니 원본 사진을 받기 위해서는 인당 10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결국 이것저것 추가 하다보니 풀패키지 비용인 120만원을 결제하고 왔다”며 “이벤트를 신청한 건지, 정식 촬영을 신청한 건지 헷갈렸다”고 말했다.

이후 B씨는 업체에 취소를 요구했으나 원본 파일을 전달받은 뒤라 불가하다는 답변을 전달받았다.

무료 사진 촬영 이벤트를 하고있는 한 업체는 “자세한 내용은 당일에 오셔야 알려드릴 수 있다. 이벤트 내용대로만 하면 무료다”고 말하며 세부사항에 대해선 대답을 회피했다.

이외에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사진 무료 촬영’과 관련된 사례들은 ‘리마인드 웨딩 무료 촬영’, ‘무료 만삭 사진 이벤트’, ‘아기 100일 사진 이벤트’ 등 다양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무료 가족사진 촬영이라고 광고한 후 현장에서 큰 액자나 원본파일 제공 등 추가상품 구매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재능기부’, ‘이벤트’, ‘당첨’ 등의 단어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촬영장에 방문하기 전 촬영, 원본 파일, 액자크기 등 무료 제공 서비스의 범위를 확인하고, 계약서와 약관을 꼼꼼히 확인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사랑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