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356점 유물 발굴…해양교류 거점 추정

고군산군도 해역서 과거 정박지 확인

목포=정해선 기자
2022년 12월 08일(목) 17:36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실시한 군산 고군산군도 해역 수중 발굴 조사를 마무리하고 도자기·숫돌 등 570여점 유물 발굴 성과를 공개한다.

군산 고군산군도 해역은 전북 군산시 옥도면에 위치한 곳으로 선유도·무녀도·신시도 등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다.

이곳은 ‘고군산진 지도’에서 확인되듯 국제 무역항로의 기항지이자 서해안 연안 항로의 거점이었으며 선박들이 바람을 피하거나 기다리는 곳으로 이용됐다.

특히 선유도는 ‘선화봉사고려도경’에서 고려로 오는 사신을 맞아서 대접하던 군산정(群山亭)이 있었던 곳으로 언급된다.

고군산진 지도(古群山鎭 地圖)는 1872년 전라도 각 부(府), 군(郡), 현(縣), 진(鎭)에서 만들어 올린 채색지도 중 만경현(萬頃縣)에서 제작한 고군산진의 지도다.

기항지는 배가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잠시 들르는 항구이며,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은 송나라 사신 서긍이 1123년 고려 방문 당시 경과와 견문을 적은 여행보고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20년 군산 고군산군도 해역에 대한 수중문화재 발견 신고를 접수하고 지난해 탐사를 통해 214점의 유물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당시 선적됐던 형태 그대로의 청자다발 81점이 확인됐고, 난파 당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제 닻과 노(櫓), 닻돌 등 선박 부속도구들이 함께 발견됐다.

이를 통해 조사해역 인근에서 고선박이 난파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올해 4월부터 본격적인 수중발굴조사에 착수해 356점의 유물을 추가 발굴했다.

닻돌은 나무로 만든 닻을 물속에 잘 가라앉히기 위해 묶는 돌이다.

이번 조사에서 다양한 시대의 유물들이 넓은 범위에 걸쳐 확인돼 해당 지역이 오랜 기간 해양교류의 거점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조사에서 가장 많이 발굴된 유물은 12-14세기께 제작된 고려청자로, 대접(발)·접시·완 등의 일상 용기가 주를 이루며, 구름과 봉황의 무늬인 운봉문(雲鳳紋)·국화와 넝쿨무늬인 국화당초문(菊花唐草紋) 등이 새겨진 화려한 상감청자들이 눈에 띈다.

청자와 더불어 조선시대에 제작된 분청사기·백자, 운송 및 선상 저장용으로 보이는 도기들도 다수 확인됐는데 강진, 부안 등 전라도 일대의 가마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과거 중국과의 국제교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인 중국 송대 이후의 도자기 일부와 고군산군도 해역이 고대부터 활발한 해상활동의 무대였음을 알 수 있는 삼국시대 토기, 숫돌로 추정되는 석재 등이 출수됐다.

특히 숫돌로 추정되는 석재의 경우 그동안 선상 용품으로 1-2점이 출수되거나, 2015년 태안 마도4호선 발굴에서 15점이 새끼줄로 묶여져 확인된 사례는 있으나, 이번처럼 100점이 무더기 상태로 확인된 경우는 처음이다.

고문헌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서 나주의 공납품(貢納品)인 숫돌을 조정에 바쳤다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유물들도 공납품으로 운송하다 배와 같이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

태안 마도4호선 나주에서 출발해 광흥창(현 서울 마포)으로 향하다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된 조선 초기 조운선으로 분청사기, 목간 등 380여 점의 유물이 출수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관계자는 “향후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해 선적했던 배의 정확한 출항지와 목적지, 유물의 성격 등을 명확히 밝혀내고, 해양문화유산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목포=정해선 기자
목포=정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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