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 22명 어르신 구술사 발간 화제

‘우리의 삶이 역사’ 인생 이야기 6번째 책 1천부 배포
노인 복지 패러다임 제시…사료집 가치 커 ‘일석이조’

곡성=이호산 기자
2022년 12월 11일(일) 19:47
곡성지역에서 80년 넘게 살아온 어르신들의 삶과 역사가 구절양장처럼 펼쳐지는 구술집이 발간됐다.

곡성군은 11일 “현재 지역에서 살고 계신 80세 이상 어르신 가운데 각 읍·면 별로 2명씩을 선정, 총 22명의 삶을 구술 채록한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사진)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3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자엔 일본강점기와 6·25전쟁 등 목숨이 오갔던 험난한 세월을 견디고 너나 할 것 없이 가난에 허덕이며 자식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새벽별 보면서 일어나 일했던 22명의 삶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곡성읍의 윤공례 어르신은 아픈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며 “얼마나 아프냐고 한번만이라도 더 물어봐 줄 것을…”이라고 회한을 토로했다. 최종출 어르신(곡성읍)은 “수술 할 때 돈이 없으니까 집사람이 ‘대출을 받아서 합시다’ 했어요”라며 애뜻한 감정을 쏟아냈다.

오곡면의 강옥순 어르신은 “초년에는 부모 덕 보고, 중간에 고생하다가, 말년에는 편하겠소’ 그랬어”라고 인생살이를 구술했으며, 김경진 어르신(오곡면)은 “마누라가 애 설 때 ‘쌀밥 한 숟가락만 떠먹으면 눈이 똑 떠지겠다’ 했어”라고 가장 힘들었던 옛시절을 회상했다.

정병수 어르신(삼기면)은 “집사람 죽고 혼자 사니까 뭣을 해도 재미가 없어요”라며 혼자 남은 현재의 삶을 구술하고, 이순이 어르신(석곡면)은 “애들 키우면서는 재미있었고 영감 가버릴 때는 슬펐지”라며 인생살이를 이야기 했다.

이번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 발간은 곡성군이 6년째 이어온 기획 프로젝트로 지역신문사인 곡성일보가 스토리텔링 작가인 정연우 시인을 투입해 인터뷰 및 구술 채록 작업을 진행했다.

이상철 군수는 “한분 한분이 도서관이나 다름없는 어르신들의 수많은 삶의 기록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며 “어르신들의 행복 매개체로 차곡차곡 쌓여진 구술집이 우리의 이야기이자 곡성의 역사, 나아가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료로 남을 것”이라며 다양한 가치를 강조했다.

이 군수는 또 “민선 8기 ‘군민이 더 행복한 곡성’을 만들어 가는데 ‘곡성 어르신들의 인생이야기’ 구술 프로젝트가 더욱 빛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모두가 웃고 행복한 고장을 만들어가는데 더욱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행한 구술집은 읍·면 경로당, 읍·면사무소, 도서관, 참여 어르신 등에게 배부됐다.

한편, 곡성군은 이 같은 노인 구술 프로젝트를 통해 어르신들의 인생 경험과 일상의 삶, 그리고 각기 다른 문화적 가치와 마을의 역사 등을 체계화한 노인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데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 평생 마을을 지켜 온 어르신들의 역할과 생활 터전 곳곳에서 묻어나는 다양한 경험을 기록함으로써 노년에 대한 자긍심을 되살리고, 속 시원한 인터뷰 시간에 행복을 얻게 하는 매개체로도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곡성=이호산 기자
곡성=이호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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