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대확산…‘칼’ 빼든 전남도 한달도 안돼 15건 확진…도내 곳곳 항원 지속 검출 방역수칙 위반 농가 수두룩 ‘무관용 원칙’ 강력 제재 과태료 부과·살처분 보상금↓·정책 자금 지원 배제 김재정 기자

2022년 12월 11일(일) 20:29

사진=연합뉴스

채 한달도 안돼 전남지역에서 15건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대확산한 가운데 전남도가 기본 방역수칙 위반 가금농가에 ‘무관용 원칙’으로 ‘칼’을 빼들었다. 과태료 부과, 살처분 보상금 감액, 정책자금 지원 배제 등이 골자다.

전남도는 단기간에 고병원성 AI가 급속 확산한 것은 일부 가금농가의 부주의를 원인 중 하나로 판단하고 있으며, 실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발생 농장 조사에서도 방역수칙 위반 사례를 다수 확인했기 때문이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장흥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가 최초 확진된 이후 불과 25일 만에 전남도내 7개 시·군에서 총 15건(나주 6건, 무안 3건, 함평 2건, 곡성·고흥·장흥·영암 각 1건)이 발생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도내 고병원성 AI 발생 농장을 조사한 결과, 농장 출입 차량과 사람에 대한 소독 미시행, 농장 사양관리 도구(로타리 등) 세척·소독 미흡, 전실 미운용, 하나의 장화로 전 축사 출입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농가의 경각심 제고를 위해 방역수칙 위반 농가에 과태료 부과는 물론, 살처분 보상금 감액과 정책 자금 지원을 배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발생 농장별로 면밀하게 분석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살처분 보상금을 80%까지 추가로 감액할 계획이다.

또한 위반 농가에 대해 축산·방역 관련 정책자금 지원을 5년 동안 배제할 방침이다. 지난 겨울철에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11농가 모두 위반 사항에 따라 살처분보상금을 5%에서 최대 30% 감액 조치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오염원 제거를 위해 오는 20일까지 일제 집중 소독 기간을 운영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합동점검반 100여명을 투입, 소독 실시 여부 등 농장주의 기본 방역수칙 이행상황을 특별 단속하기로 했다.

그동안 전남도는 모든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상시 일제 점검을 실시해 소독시설 미흡, 전실 미운영, 출입차량 2단계 소독 미실시 등 27건의 방역수칙 위반사항을 적발해 해당 시·군에 과태료를 부과토록 조치했다.

이런 가운데 무안 육용오리 농장(1만5천500마리)과 영암 육용오리 농장(2만9천마리), 영암 산란계 농장(3만9천마리)에서 지난 10일 또 다시 H5형 AI 항원이 검출돼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전남지역 고병원성 AI 확산에 따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후 나주 거점소독시설 현장을 방문한 뒤 전남도청에서 AI 방역 실태를 점검했다.

전도현 전남도 동물방역과장은 “핵심 차단방역 수칙 준수를 게을리 해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되고 주변 농가에 예방적 살처분, 일시이동중지 명령, 방역지역 이동 제한 등 생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농장주는 5개 핵심 차단방역 수칙을 매일 꼼꼼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현재 전국 고병원성 AI 발생 상황은 전남이 15건으로 가장 많고 충북 9건, 경기 6건, 충남·전북·경북 각 2건, 울산·강원 각 1건 등 총 38건이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