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덕 할머니 ‘우리들의 인권상’ 수상 위로·역사 바로 세우기 등 광주 시민 염원 모여 양 할머니 “앞으로도 주저 않고 나서겠다” 다짐 주성학·안태호 수습기자

2022년 12월 11일(일) 20:30

양금덕 할머니는 11일 고(故) 이금주 회장 1주기 추모행사에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수여하는 ‘우리들의 인권상’을 수상했다.

‘2022대한민국 인권상’과 서훈(국민훈장 모란장) 추서가 무산된 양금덕 할머니(91)가 ‘우리들의 인권상’을 받았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11일 오후 광주 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고(故) 이금주 회장 1주기 추모행사에서 양금덕 할머니에게 ‘우리들의 인권상’을 수여했다.

우리들의 인권상은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이 무산된 양금덕 할머니를 위로하고 평소 할머니의 투쟁을 함께 지켜보며 역사 바로 세우기에 함께한 광주 시민들의 뜻이 모여 마련됐다.

상장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회원인 장현주 회원과 이정현 회원 등이 단체와 광주시민을 대표해 전달했다.

상장에는 그간 양금덕 할머니가 걸어온 여정이 담겼다.

특히 1992년 소송을 시작하며 반인륜 범죄를 견제하기 위해 30년간 가시밭길을 달려온 할머니의 노고를 치하하며 정부마저 등을 돌리고 수많은 아픔과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난 할머니를 ‘양관순’이라고 부르며 기억한다는 시민들의 다짐이 적혀 있다.

또 역사와 정의 실현을 위해 걸어온 발걸음에 경의를 표하며 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이 상을 드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상을 받은 양 할머니는 “아무것도 아닌 이 할머니를 이렇게 도와주시고 인정해주셔서 대단히 고맙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무슨 일이든 주저하지 않고 먼저 나서서 씩씩하게 모든 일을 다하겠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금덕 할머니는 지난 11월24일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심사를 거쳐 ‘2022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돼 지난 9일 열린 ‘세계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 서훈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는 지난 6일 ‘수상자 결정 안건이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고 양 할머니에게 통보했다.

단체 확인 결과 인권상 최종 심의 과정에 외교부가 ‘사전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추천된 서훈을 두고 외교부가 사전협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낸 건 사실상 제동을 건 것과 다름없다”며 “할머니를 위로하고 그 뜻을 기리고자 우리들의 인권상을 만들어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강기정 광주시장도 입장문을 통해 “양금덕 할머니의 인권상 서훈 수여는 광주시민의 염원이다”며 서훈 보류에 유감을 표했다.

또 외교부의 수상 보류 의견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과 함께 “광주는 양금덕 할머니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모두에게 더 이상 큰 상처가 되지 않도록 애초의 계획되로 서훈이 수여되길 염원한다”고 밝혔다.

/주성학·안태호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