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자의 캔버스 산책]해바라기의 꿈

2022년 12월 12일(월) 18:41

‘사랑합니다-희망3’

춥다. 몸이 옹송그려진다. 이렇게 추울 때면 햇빛이 그립다. 날이 추워도 햇볕 아래선 몸이 저절로 펴진다. 해는 그렇게 우리에게 긍정의 기운을 건네준다.

햇볕이 그리운 날, 화실에 퍼질러 앉아 해바라기를 그린다. 파란색, 초록색, 빨간색을 걷어내고 노란 단색조의 해바라기를 주구장창 그린다. 여름날의 그리운 꿈을 노란 색으로 채우며 붓질하는 것이다.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해바라기를 그려온지 올해로 12년째다.

해마다 다른 해바라기를 그리면서 캔버스 안의 해바라기도 성숙해졌고 나도 성숙해졌다. 어린 마음에서 스스로 어른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천개의 씨앗을 보듬으며 안으로 성숙해져가는 해바라기처럼 나도 익어가고 있었다.

광주경제고용진흥원에서 개인전을 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그 기관의 꽃이 해바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초대까지 받게 됐다.

수은주가 뚝뚝 떨어져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겨울, 해바라기 그림이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한없는 희망과 행복을 전해주었으면 한다.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오늘도 화실에서 해바라기를 붓질해낸다. 해를 품어낸 꽃, 해바라기 속에서 우리의 희망을 일궈 보자.

<오치에서 화가 박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