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성가족재단, 기후위기 시리즈 개최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삶의 터전’展 기후위기 시대…여성 농민들의 해답찾기 정유승·문선희 참여, 기후정의 실현 회복적 방안 모색 내년 3월21일까지 광주여성가족재단 허스토리전시관 최명진기자

2022년 12월 12일(월) 18:41

기후위기 시대 여성 농민들의 현실과 이야기를 담아낸 전시가 광주여성가족재단 허스토리 전시관에서 내년 3월21일까지 열린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호미와 낫 등 여성 농민들이 사용하는 농기구와 이들의 인터뷰가 담긴 녹음본, 논밭 사진 등을 만날 수 있다. 광목천과 타이백을 소재로 제작된 사진들은 전시가 끝난 이후 에코백으로 재활용될 예정이다. /최명진 기자

결코 평등하지 않은 기후 위기의 실태와 원인, 사회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 위기를 젠더적 관점에서 풀어낸 전시가 마련됐다.

광주여성가족재단은 내년 3월21일까지 광주여성전시관 허스토리에서 기후위기 시리즈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삶의 터전’을 개최한다.

기후위기는 기상이변, 생태계 파괴 등 자연 생태계의 위기뿐만 아니라 경제 및 건강의 악화,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등 사회 생태계의 위기도 초래한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이지만 개인이 받는 여파는 서로 다를 수 있다.

특히 부국보다는 기반 시설이 부족한 빈국, 남성에 비해 여전히 사회경제적 약자인 여성에게 더 큰 피해가 돌아간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여성은 아이와 노약자를 돌볼 의무가 있고, 피난에 필요한 적절한 정보와 교통, 은신처와 같은 수단을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남성보다 여성이 자연재해 사망률이 높은 데에는 여성이 감당해야 할 사회적 책임과 낮은 경제적 지위가 연관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후변화 대응 논의에서 성평등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이 기후 위기로 더 많은 영향을 받는 현실은 여성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여성을 취약한 위치에 놓는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여성작가 2인의 눈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그에 따른 성차별적 사회구조를 논의하고 기후정의 사회가 실현될 수 있는 다양한 회복적 방안을 모색한다.

최근 몇년 사이 이상기후의 환경적 요인으로 그들의 농작물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파종의 시기가 늦어지거나 생산량이 떨어지는 등 그간의 축적된 농업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유승 작가는 도시 ‘광주’의 변두리와 외곽지역의 경계 사이에 농업으로 생을 이어나가는 여성농민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농민으로서 더이상 밭을 일굴 수 없을 때, 우리는 이들에게 어떤 말을 전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초점을 맞춰 기획한 전시다.

전시실 한편에는 호미, 낫 등 여성 농민들이 사용하는 10여개의 농기구가 나란히 진열돼 있고, 정 작가가 여성 농민들을 인터뷰한 내용이 녹음돼 흘러나온다. 기후위기가 닥치면서 농사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처한 현실과 그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또 전시장 벽면을 메우고 있는 논밭 사진들은 광목천과 타이백을 소재로 만들어진 것들로, 전시가 끝날 때쯤 에코백으로 재활용된다.

내년 1월20일까지 이어지는 정 작가의 전시 이후 내년 2월1일부터 3월21일까지는 문선희 작가의 전시 공간이 꾸며진다.

문 작가는 동물 대량 살처분 그 이후의 이야기를 펼쳐낼 예정이다. 작가는 매몰지 100여 곳에서 경험한 물컹한 땅, 악취 그리고 자라지 못하는 농작물 등을 통해 합리성과 경제성만을 중시하는 현대사회를 고발한다.

재단은 ‘땅’과 관련, 객관적 사실 위주로 기획한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기후변화, 전염병 등 위기에 관한 고민과 실천, 인간과 자연의 공존, 생태학적 삶의 관점 등을 고민하는 주제전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최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