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들이 양금덕 할머니에 드린 ‘인권상’
2022년 12월 12일(월) 19:20

대한민국 인권상이 보류된 양금덕 할머니가 ‘우리들의 인권상’을 수상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광주시민들이 드린 이 상은 1992년 소송을 시작하며 반인륜 범죄를 견제하기 위해 30년간 가시밭길을 달려온 노고를 치하하며 정부마저 등을 돌리고 수많은 아픔과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난 할머니를 ‘양관순’으로 기억한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앞서 양 할머니는 지난달 말 국가인권위원회 심사를 거쳐 ‘2022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돼 ‘세계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 서훈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최종 심의 과정에 외교부가 ‘사전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의견을 내면서 국무회의에 상정조차 못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곧바로 강기정 시장은 입장문을 내고 “인권상은 자랑스러운 광주시민인 양금덕 할머니와 5월 정신에 딱 맞는 의미있는 역사로 기억될 수 있는 상”이라면서 “전쟁 범죄와 인권 유린자로부터 명예회복을 위해 긴 세월 싸워왔던 할머니의 최소한의 존엄마저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광주시당도 성명을 통해 “평생을 국민의 피해 회복을 위해 외롭고 처절하게 일본과 싸워온 양 할머니의 아픔을 살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인권상 서훈은 광주시민의 염원이다. 우리나라의 자존심이다. 국가인권위 추천을 거부한 것도 그렇고, ‘사전협의’를 구실 삼은 외교부 태도를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로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을 상대로 평생을 권리회복 운동에 기여해 온 할머니를 위로하고 그 뜻을 기리는 게 너무 당연한 처사다. 해서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해 눈치를 보는 굴종적 자세라는 비판이 거센 것 아닌가.

양 할머니는 “앞으로도 무슨 일이든 주저하지 않고 먼저 나서서 씩씩하게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했다. 역사 바로 세우기와 정의 실현을 위해 걸어온 발걸음에 경의를 표한다. 이제라도 정부는 정당한 투쟁을 인정하고 지지해야 한다. 늦었지만 당초 계획대로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여해야 한다. 더는 외면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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