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병원성 AI 벌써 19건…1월까지 지속 확산 우려 한파·소독 여건 악화·철새 유입↑·바이러스 활동↑ ‘겹악재’ 道, 비상대응 강화…나주·영암에 무안·함평도 ‘고위험지역’ 농장 중심 차단방역 실천력 확보·오리 밀집도 해소 총력 김재정 기자

2022년 12월 12일(월) 19:45

사진=연합뉴스

전남지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채 한 달도 안돼 19건이나 집중 발생하며 대확산 중인 가운데 1월까지 지속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월부터 1월까지는 한파와 소독 여건 악화, 철새 유입 증가 등 악재가 겹치고 바이러스 활동도 활발해지는 위험 시기여서 확산세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기존 나주·영암에 이어 무안·함평까지 고병원성 AI 고위험지역으로 설정하는 한편, 농장 중심 차단방역 실천력 확보, 오리 밀집도 해소에 주력하는 등 비상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나섰지만 바이러스 오염도가 높은 데다, 전파 속도마저 빨라지고 있어 당분간 확산세를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전남도에 따르면 겨울철새가 매일 전남 전역을 오염시키고 특히 순천만에서 이어지는 영산강과 서해안 주변이 집중 오염돼 철새 이동 경로와 고병원성 AI 발생 상황이 일치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강하고 오염도도 6.3배 높음에도 농장의 방역 수준이 확산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철새 유입이 가장 많은 12월부터 1월까지는 언제 어느 곳에서도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

실제 12월 들어 도내 7개 시·군에서 매일 1-2건씩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는 유례는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장흥에서 첫 확진된 이후 지금까지 총 19건(나주 6건, 영암·무안 각 4건, 함평 2건, 곡성·고흥·장흥 각 1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자체 예산 30억원을 긴급 투입해 가금농장의 방역수칙 실천력 확보와 오리 밀집도 해소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나주·영암 뿐만 아니라, 무안·함평도 고위험지역으로 선정해 방역대 내 산란계·오리 농장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소독 차량을 집중 배치해 통제와 소독을 강화한다.

오리 밀집도 해소를 통한 방역거리 확보를 위해 고위험지역에 대해 사육 제한을 추가 확대하고 계열사와 협의해 5일 이상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있다.

가금농장의 방역수칙 실천력 확보를 위해 농장의 소독 상황을 3단계로 확인하고, 발생 농가 중 기본 방역수칙 미이행이 확인되면 살처분 감액 등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또한 농장 밖 오염원 제거를 위해 소독 차량을 160대에서 180대로 증차해 소독을 강화하고, 10만마리 이상 산란계 농장에는 드론 소독을 주 1회에서 5회까지 확대토록 했다.

문금주 행정부지사는 “오염원 제거를 위해 AI 항원 검출 농장에 대한 시료 채취부터 살처분까지 24시간 내 완료하도록 조치했다”며 “가용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차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고병원성 AI 발생 상황은 전남이 19건으로 가장 많고 충북 9건, 경기 6건, 충남·전북·경북 각 2건, 울산·강원 각 1건 등 총 42건이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