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부정’ 진실화해위원장 역사인식 ‘후폭풍’ 김광동, 과거 논문서 “북한 개입 의혹” 발표 드러나 오월단체 “김 위원장 임명 정부 역사 진실 역행” 반발 안재영 기자

2022년 12월 13일(화) 19:44

5·18민주화운동 관련 3단체가 13일 오후 서구 5·18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적 피해보상 소송과 관련한 재판부의 명확한 기준을 촉구하고 있다./안재영 기자

김광동 신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의 5·18 역사인식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과거 발표한 논문에서 광주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옹호하는 등 편향된 역사관이 드러나 오월 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 제기되고 있는 논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 2020년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가을 정책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역사 인식에 대한 국가의 파시즘적통제’로, 정부 차원에서 진행된 조사와 대비되는 주장이 수록돼 있다.

논문을 통해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역사왜곡금지법’을 비판하며 “광주 사건에서 2천명이 학살됐다는 허위 주장은 용납되고, 광주 사건에 북한이 개입됐다는 가능성 있는 의혹은 역사 왜곡 또는 관련자 명예훼손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5·18 광주 민주화 시기 헬리콥터로 기관총을 사격했다고 여려 차례 주장했는데 이는 대통령이 명백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행위”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이러한 주장은 국가기관의 조사 결과와 상반된다.

북한군 개입설의 경우 지난 5월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개최한 대국민 보고회에서 그간 지만원이 ‘북한특수군 제1광수’라고 주장해온 5·18시민군 ‘김군’의 정체가 차복환씨임으로 드러나 그 힘이 크게 떨어졌다.

헬리콥터 기관총 사격 역시 지난 2016-2017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진행한 광주 전일빌딩 현장 검증 등을 통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를 근거로 5·18기념재단과 오월 단체들은 국과수와 전두환 전 대통령 민·형사 재판부에서도 인정한 내용을 왜곡하는 인물을 진실화해위 수장으로 임명한 것은 역사적 진실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3일 황일봉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은 “진실화해위는 과거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히고자 설립된 기관인데 그 수장에 오월의 진실을 왜곡하는 인사를 내정한 것은 대통령이 말한 오월 정신을 통한 국민 통합의 가능성을 스스로 파기하는 것”이라며 “역사의 진실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 회장은 “5·18을 겪은 사람들은 아직도 끊임없는 왜곡과 허위사실 유포에 고통받고 있다”며 “올바른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과거와 화해하기 위해선 악의적으로 5·18의 진실을 왜곡하는 자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회장은 “우리는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며 “그가 했던 발언이 시정될 수 있도록 줄기찬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