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이어 퇴직공무원 ‘경로당 특혜’ 의혹 참여자치21 “‘몰랐다’ 공무상 배임”…진상조사 촉구 안재영 기자

2022년 12월 14일(수) 20:01

최근 광주 자치구들이 전·현직 지방의원과 퇴직공무원 친목단체에 경로당을 특혜 지원해왔다는 의혹이 연달아 제기되면서 지역 시민단체가 거세게 비판했다.

14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치평동 한 경로당에 간이 칸막이를 경계로 내부에 광주시 행정동우회 사무실이 마련돼 있다.

경로당 입구에는 ‘광주시 행정동우회’라는 큰 간판이 걸려 있고, 경로당 회원은 서구에 주소지를 둔 동우회 회원 88명이다.

해당 경로당은 2017년 서구가 동우회 회원으로부터 경로당 지정 신고서를 받아, 현장 조사를 통해 면적과 이용 인원 등을 확인한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이곳 내부에 행정동우회 사무실이 들어서면서 지자체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경로당이 퇴직공무원들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는 현재까지 비품과 운영비(매달 39만원) 등 경로당 보조금으로 2천500만원 가량을 지원했다.

관할 행정복지센터에서 정기적으로 안전 점검과 비품 조사 등을 해왔지만 그동안 사무실에 대한 제재나 지적은 없었다.

이에 앞서 광주 남구에서도 전직 구의원 28명으로 구성된 의정동우회 전용 경로당이 설립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경로당은 남구 진월동 한 건물 2층을 임차해 조성된 곳으로 전·현직 남구 구의원의 의정동우회 회원 중 65세 이상 전의원 28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남구는 경로당 설치 예산으로 임차 보증금 5천만원, 리모델링비 1천990만원, 가전제품 등 물품 지원 1천700만원을 지원했다.

이를 두고 남구가 편법으로 의정회에 특혜를 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방자치단체 예산 편성 운영기준에 따르면 지자체는 지방의정회에 보조금을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처장은 “조례와 시행령 위반이 아니라는 관계 공무원의 주장과 특혜 지원을 했으면서도 이를 면피하기 위해 문제 상황을 몰랐다고 말하는 것은 공무상의 심각한 배임”이라며 “광주시와 각 자치구는 정확한 진상조사를 통해 실태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