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아이파크 붕괴 경찰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2022년 12월 15일(목) 19:34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붕괴와 관련 처벌 대상자가 모두 21명으로 늘었다. 경찰 수사가 11개월 만에 끝났지만 남은 과제는 산적해 있다.

지난 1월11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에서 16개 층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해 6명이 실종됐다. 29일간 수색 끝에 이들은 결국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왔다. 경찰이 지목한 주요 원인은 구조검토 없이 데크플레이트와 콘크리트 지지대 설치, 39층 최고층 바닥 타설 시 하부층 동바리 철거, 콘크리트 품질·양생 부실 등이었다. 경찰은 철거 업체 선정 대가 금품 공여, 등기 생략형 토지 거래(미등기 전매) 혐의 등 4명을 추가 송치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법정에서 책임 소재를 규명하고 걸맞게 처벌해야 하겠다. 하지만 실무자 중심의 꼬리 자르기식으로 종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월 시공 현장 관계자 등 우선 송치된 17명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하청업체 가현건설산업, 건축사사무소 광장 등 법인 3곳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현산과 가현 등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분명한 책임이 있는 윗선은 빠져나갈 소지가 다분한 것이다.

그렇다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은 어떤가. 부실시공으로 5명 이상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우 필수적으로 등록말소를 적용하고 일정 기간 건설업 등록을 제한하며, 불법 재하도급 적발 시 처벌을 강화하고, 국토교통부나 사고 발생지역 해당 지자체가 행정처분을 취하거나, 부실 감리를 방지하기 위한내용 등을 담은 다양한 법률 개정안이 추진됐다. 그러나 국회 논의는 제자리다.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신축 아파트 공사중 붕괴로 국민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후에는 책임을 미루는 등 매끄럽지 못한 수습에 분노가 폭발했다. 하지만 여전히 진정한 사과는 뒷전인 채 네탓 공방에만 급급하고 있다. 사고 후 1년이 되도록 딱히 변한 게 없다. 책임 규명과 처벌, 그리고 법률 정비까지 속도를 내야 한다. 경찰 수사는 종료됐으나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안전한 사회 만들기’, 구호만 요란하다. 안타까운 시간만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