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처리 파국·타결 기로…‘김진표 중재안’ 주목 여야 수용시 오늘 본회의 처리 전망…결렬시 연말까지 공전 ‘법인세 1%p 인하·경찰국 예산 예비비 활용’ 여야 의견 수렴 연합뉴스

2022년 12월 15일(목) 20:01

관심 쏠린 예산안 회동 15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여야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설정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인 15일 막판 협의를 이어 갔다.

이미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12월 2일)과 정기국회 회기(12월 9일) 등 이전 ‘D데이’를 두 차례 넘긴 가운데 김 의장이 제시한 ‘최종 중재안’의 여야 수용 여부에 따라 예산 정국의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일단 오전 중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서 이날 중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사실상 어려워졌고 여야는 합의안 마련을 목표로 벼랑 끝 담판을 벌였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주재한 국민의힘 주호영·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최대 쟁점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1%p만 내리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애초 정부·여당은 과세표준 3천억원 초과 대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3%p 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를 ‘초부자 감세’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김 의장은 앞서 정부안대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3%p 인하하되 시행을 2년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교착 국면을 푸는 데 실패하자 이날 수정 중재안을 내놓았다.

법인세법을 비롯한 정부 세법 개정안은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처리되는 세입 예산 부수 법안으로 묶여 있다.

김 의장은 예산안의 핵심 쟁점인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과 관련해서도 향후 협의를 거쳐 예비비 지출 가능성을 살려 놓는 부대의견을 채택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의장의 최종 중재안을 받아든 양당 원내대표는 일단 즉각적인 가부 입장을 밝히지 않고 당내 의견을 수렴한 다음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각 당에 돌아가서 당내 의견을 다시 모아서 의장님 중재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판단하도록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정말 어렵게 제안한 마지막 제안인 만큼 무겁게 검토는 하겠다”면서도 “예산안 해결의 열쇠는 정부·여당이 갖고 있다. 정부·여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우선 우리는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예산안 처리가 더 늦춰지는 것도 부담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중점 추진 과제인 법인세 인하 및 행안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 있어서 야당 측 주장을 일정 부분 수용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에 대한 고민이 감지된다.

주 원내대표는 김 의장의 중재안과 관련해 ‘정부와 얘기하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 별로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그럴(수용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보면 되는데 아직 모르겠다. 여러 전문가와 상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에서도 중재안으로 지지층을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최종 중재안 거부 및 헌정사상 초유의 야당 단독 예산안 처리 강행,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공전 등에 대한 부담 등이 최종 결정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법인세는 선악의 개념이 아니다”라며 “더 받을 수도, 덜 받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정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저쪽 입장도 어느 정도 수용하는 것이 민주주의 아니냐”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