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지역정당제인가? / 임우진 임우진 민선6기 서구청장 |
| 2022년 12월 18일(일) 18: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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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이 지역을 분할 지배하고 있는 우리 정치의 폐해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시민단체와 학계, 국회 입법조사처, 일부 국회의원들까지도 지역정당의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7일 한국 정치의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가 ‘기득권 양대정당 체제 타파’임을 선언하고 이를 위한 ‘지역정당 설립요건 완화’ 등 정치개혁 운동의 출발을 선언했다. 이처럼 지역정당제를 정치개혁의 핵심과제로 실현코자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지역정당제 도입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공정선거로 역량있는 지도자를 뽑아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희망을 주어야 할 정치가 거대 양당 중심으로 그들에게만 유리한 지역독점 지배구조와 정치시스템을 구축해 그 폐해가 매우 심각함에도, 이를 개혁하기보다는 기득권을 고수하고 저급한 대결의 정치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위성 정당으로 무력화, 대선은 최악의 네거티브선거로 전락, 지방선거는 거대양당의 독점체제를 더욱 강화시키는 기회가 돼버렸다는 점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생각된다.
또한 정치적 독점지배구조의 희생양이 되어있는 영·호남 지역은 모든 권력이 특정정당에 집중돼 지역사회는 비판의식 약화, 다양성 상실과 획일화로 활력과 역량이 쇠퇴 돼가고 있다. 아울러 쉽게 당선된 선출직들의 역할에 실망하고, 집중된 권력의 비효율과 낭비, 부패를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사회의 병폐가 바로 지역독점의 기득권 양당체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시민사회 등의 개혁요구에 대해 거대 양당은 암묵적 카르텔을 형성하고 외면하고 있고, 정치권을 심판해야 할 시민들은 대중민주주의의 한계와 지역주의 등으로 인해 정치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 지역정당제를 통한 정치개혁이 가능성있는 대안으로 인식되어 논의가 불타오르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면 지역정당제는 과연 어떤 점에서 제도화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첫째, 사람은 누구나 정치적 자유가 있고, 따라서 어떤 단체를 만들어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시민의 정치적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정당법은 60년전 쿠데타세력이 정치활동을 제한하려고 만든 통제지향의 정당법에 묶여 지역정당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제 지방화, 다원화, 그리고 자치시대에 부합하도록 지역정치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정당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지역정당제는 정치적 분권과 중앙의 정치개혁을 위해서 필요하다. 지방자치는 행·재정적 분권, 정치적 분권이 필수 전제요건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행·재정적 분권도 문제지만 정치적 분권이 되지 않아 중앙정치가 지역을 철저히 지배함으로써 많은 폐해를 유발하고 있다. 지역정당을 활성화시켜 중앙정당을 견제하게 하고, 중앙과 지역의 정당이 건설적인 경쟁관계를 형성, 독점적인 중앙정치권력을 지역정당과 나누게 할 필요가 있다.
셋째, 거대 양당의 정치적 독점의 폐해가 워낙 큰 영·호남에서는 경쟁적인 정치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 개혁과제다. 지역정당과 기존 지배정당이 지방정치를 둘러싸고 경쟁을 하게 되면 지역독점의 폐해를 극복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중앙정치 이슈가 지방선거를 좌우하는 경향, 지역주의 정당구도인 영·호남 유권자들의 선택권 제한 등을 극복하는데도 지역정당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넷째, 지역정당제는 지역문제를 지역에서 집중 논의하게 한다. 즉 지방자치를 제대로 하고 지방을 살리기 위해서 필요하다. 우리 정치구조에서는 지역의 문제들이 중앙의 양당과 중앙정부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어, 지역문제도 중앙정치를 거치지 않으면 주요 의제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웬만큼 큰 문제가 아니면 진지하게 논의될 수 없기 때문에 지역문제가 이슈화되지 못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즉 양당정치가 지방자치를 약화시키고 지역소멸을 가속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문제 극복에도 지역정당제가 유용할 것이다.
이처럼 유용한 지역정당제는 그동안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거대 양당이 지역정당을 허용하는 정당법개정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지역정당제는 우리 정치와 자치발전에 많은 이점이 있고 거대양당이 지역정치에서 누리던 떳떳지 못한 기득권을 지역민에게 돌려주겠다고만 생각한다면 어려움이 없을 것이고, 부담은 적어 효과는 매우 큰 개혁방안이다. 또한 양당의 많은 의원들도 동의하고 있는 안이다. 이렇게 분위기가 성숙된 지역정당제를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많은 국민여론의 힘으로 반드시 실현시켜야 할 일이다. 특히 민주화의 물꼬를 텄던 우리 광주는 실질적 민주화로 민주화를 완성해야 할 지금, 지역정당제 실현에 앞장섬으로써 진정한 민주도시로 위상을 드높였으면 한다.
<임우진 민선6기 서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