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곳곳 ‘빙판길’ 광주 도심 운전·보행자 큰 불편 폭설 예보 불구 “행정당국 제설 작업 미흡” 안전 위협 오복·안재영 기자 |
| 2022년 12월 18일(일) 19:40 |
|
행정당국은 제설 작업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했지만, 현장에서는 미흡한 제설 작업때문에 운전·보행자들의 안전이 위협받았다.
18일 오전 11시께 광주 북구 오치동 우치로 303번길. 인근 주택가 주민들은 강추위에 떨면서도 제설 작업에 한창이었다.
주택 사이의 도로가 경사진 탓에 평상시에도 사고 위험이 높은데 눈까지 더해져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때문에 주민들은 안전을 위해서 ‘자기 집 앞 눈 스스로 치우기’를 실천하면서도 행정 당국이 제설 작업에 선제적으로 나서주길 소원했다.
주민 윤모(52)씨는 “예보 없이 내린 눈이 아니라 아침에 어느 정도 눈이 치워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며 “자기 집 앞을 스스로 치우는 게 맞다고 해도 엄연히 도로로 분류되는 곳인데 (행정이)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광주시 곳곳에 최대 10cm 이상 내린 눈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했다.
빙판길을 걷는 시민들이 낙상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 방한화와 스틱 등의 안전 장비로 중무장했어도 위험천만한 광경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눈이 전혀 치워지지 않은 골목길에서 보행자들은 앞서 간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걸으며 한 걸음씩 조심조심 움직여야만 했다.
주말 아르바이트를 위해 나선 시민 이모(24)씨는 “집에서 일하는 곳까지 채 15분도 걸리지 않아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3번 이상 넘어질 뻔 했다”며 “올 겨울 눈이 많이 온다고 들었는데 걷다가 넘어져서 크게 다치진 않을지 걱정이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운전자들 역시 사고 위험에 노출됐다.
도로 위에 쌓인 눈을 의식해 운전자들 대부분 감속 운전을 펼쳤음에도 자동차 바퀴가 헛도는 경우는 빈번했다.
특히 바뀌는 신호에 맞춰 브레이크를 밟다가 차체가 크게 흔들려 옆·뒷차와 충돌할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도로를 덮은 눈이 차선마저 가려 운전자들의 주행에 지장을 줬고, 일부 도로는 한 차선이 운행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 탓에 일반 시민들은 물론 생계를 위해 도로로 나선 택시 기사들이나 배달 기사 모두 입을 모아 ‘안전’을 위해 행정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택시 기사 박모(52)씨는 “도로 상태가 이러면 타는 손님도, 운전하는 기사도 불안하다”며 “시민의 안전과 생업을 위해 행정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고 소원했다.
배달 기사 김모(26)씨도 “이런 날은 배달 수요가 많아 이른 오전부터 콜이 잡히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이런 빙판길에서 사고라도 나면 치료비가 더 나와 오늘 하루는 푹 쉬려 한다”고 한탄했다.
이어 김씨는 “모르는 사람은 이런 악조건에 오른 배달료를 ‘웃돈’이라고 부르지만 기사들은 이를 ‘목숨값’이라고 부른다”며 “모두가 안전하게 일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조치가 취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광주 5개 자치구는 눈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자연재난대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먼저 동구는 비상근무 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하고 상황실 근무 42명, 제설작업 10명을 투입해 주요 상황근무를 서며 상습 결빙구간 등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예방 예찰 활동에 나섰다. 신·구너릿재 ,남광주고가, 무등로, 천변좌우로 등 간선도로 28개 노선에 제설차량 3대를 투입해 도로위의 눈 제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구는 화정로 구간, 상무로, 대남로, 회재로, 경열로 등 교통량이 많은 구간을 우선적으로 총 32개 노선 41.77km에 제설차량 4대를 투입해 제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구도 즉각 자연재난대비 비상근무를 비상단계로 격상하고 관내 52곳에 설치된 재난 예 경보 음성 통보 시스템을 통해 폭설에 따른 안전 대비를 당부하고 나섰다. 눈길 교통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서문대로와 포충로, 회재로, 효우로, 대남대로 등 관내 중점 제설구간 59개 노선에 제설차량 4대를 투입했다.
북구도 72명을 비상근무에 투입했다. 제설차량 5대와 굴삭기 1대를 투입해 104개 노선 137km 구간을 지속적으로 제설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광산구는 360명을 투입해 비상근무체계에 들어섰다. 광산구 전체 주요도로에 제설차량 22대를 투입해 제설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치구 관계자는 “비상근무에 돌입해 눈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많은 적설량과 지속적으로 내리는 눈에 작업 속도가 더딘것 같다”면서 “기상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취약시설 등에 대한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적설량에 따라 전 직원 비상소집 등을 통해 눈 치우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복·안재영 기자
오복·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