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대설 이겨낸 이웃 사랑 ‘활활’ <광주 봉사단체 ‘수호천사’ 연탄 나눔 가보니> 연탄 1천800장 서구 마륵동 일대 5가구 전달 직접 수요처 발굴·구입·나눔…지역사회 귀감 안재영 기자

2022년 12월 18일(일) 19:40

광주 봉사단체 ‘수호천사’는 18일 오후 2시께 광주 서구 마륵동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5세대를 방문해 연탄 1천800장을 전달했다.

“추운 날 이렇게 큰 선물을 줘서 정말 고마우이.”

대설과 한파 속에서도 이웃 사랑 실천을 주저하지 않은 단체가 있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18일 오후 2시께 광주 서구 마륵동 일대에는 광주 직장인과 대학생들로 구성된 봉사회 ‘수호천사’ 단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영하를 밑도는 날씨였지만, 이들은 연탄을 나르기 위해 기꺼이 두터운 외투를 벗고 얇은 우비와 목장갑을 손에 꼈다.

이날 수호천사의 첫 행선지는 서구 마륵동 457-2번지. 이곳에서 단원 20여명은 대문에서부터 연탄을 보관할 곳까지 긴 줄을 서며 연탄 한 장 한 장을 손수 날랐다. 강추위에 입김이 눈썹에 서려 얼 정도였지만 연탄 배달 속도가 늦어지는 일은 없었다. 꽁꽁 얼어붙은 연탄도 단원들의 손을 거치며 온기가 더해졌다.

이윽고 연탄이 창고 천장 위까지 수북이 쌓이자 집주인 어르신들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맴돌았다.

어르신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막막했는데 쌓인 연탄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며 “눈바람을 뚫고 봉사하러 오신 분들 모두 너무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단원들은 어르신들이 건넨 따뜻한 모과차를 마시며 잠시 몸을 녹이고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연탄을 나를 때마다 단원들이 낀 목장갑과 우의는 까맣게 물들어갔지만, 단원들 중 누구 하나도 힘든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대부분 직장인과 학생인 이들에게 이날은 무엇보다 소중한 ‘휴일’이었지만,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발걸음 한 단원들의 따뜻한 정(情)은 한파조차 이겨냈다.

이날 봉사는 단원들이 스스로 연탄 수요처를 발굴했고 구매·전달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이번 연탄 나눔을 위해 수호천사는 전주 연탄은행에 연락을 취해 연탄이 필요한 곳을 직접 확인했다. 이후 회원들의 참가비와 주변 지인의 후원금을 통해 연탄 1천800장을 구매했고 이날 서구 마륵동 일대 5가구에 전달했다.

이날 봉사에 참가한 권승 씨는 “후원을 통한 봉사에 그치지 않고 몸을 직접 움직이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자 이번 연탄 나눔에 참가하게 됐다”며 “이날 전달된 연탄을 통해 어르신들이 따뜻한 겨울을 나셨으면 한다”고 소원했다.

김동원 수호천사 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된 이번 활동에 많은 회원들이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매월 정기적으로 지역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전개하고 있는 반찬 나눔 등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 직장인과 대학생 등 젊은 청년과 장년들로 구성된 수호천사는 현재 1천1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가운데 보이지 않은 곳에서 지역사회 곳곳에 온정을 전하고 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