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의료수준 최악인데 의대 설립은 하세월

2022년 12월 20일(화) 19:24

전국 응급의료 취약지에 전남 17개 시·군이 포함돼 있다. 전체의 17%를 넘는다. 환자 유출률이 48.9%로 최고 수준이며, 의료비 유출은 연간 80만명, 1조5천억원 규모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의료 수요는 더 증가할 것인데도 암담한 현실이다.

전남도가 개최한 의과대학 유치 회의 및 토론회는 정부 동향과 2023년 추진 전략 수립을 위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취약지 해소는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와 공공의사 근무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지역별로 공공의료기관을 설립해 접근성을 높이고, 여기서 양성된 의사가 필수 과목에 배치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정책적 해법을 강조했다. 황성웅 광주전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남 동부권 또는 서부권 설치를 전제로 하는 의과대학 설립 법안은 한계점을 내포한다”며 의대 유치 상황과 지역의사로서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국립의과대학, 국립공공의과대학, 국립공공의학전문대학원 등 대체 법안을 제시했다. 또 최라미 전남공공보건의료지원단 연구원은 “전공의 수련 기능을 같이 하는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전제로 하는 의과대학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고 피력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남에는 의대가 없고, 상급종합병원도 부재한 실정이다. 필수·응급의료 접근성이 낙후돼 있으며, 공공의료 역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런 마당에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인구 1천명당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의사 수를 비교하면 서울은 1.49명이지만 전남은 0.40명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회복될 수 있는 주민들이 죽어가고 있다.

의대 유치는 도민의 30년 숙원이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국가적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며 의료 사각지대 및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7월 정부와 여당이 의과대학이 없는 곳에 설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나 의료계의 집단 반발로 제동이 걸렸다. 조속히 의정협의체 논의를 재개해야 할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의 문제로 적극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전남의 역량을 결집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