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 속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안전장치

2022년 12월 20일(화) 19:24

농촌경제연구원은 시장 격리를 의무화한 양곡관리법이 통과될 경우 쌀이 초과 공급돼 연평균 1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영암·무안·신안)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핵심 전략 무기와 비견되고 있는 식량안보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결과”라며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식량작물 중 오직 쌀만이 90%대 자급률로 식량자급 기반을 떠받치다시피 하고 있는데 이마저 하락 추세여서 생산 확대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쌀 자급률은 2016년 104.7%에서 2020년 92.8%까지 하락했다. 또 최근 통계인 2020년 기준 식량자급률과 사료용까지 감안한 곡물자급률은 각각 45.8%, 20.2%지만 쌀을 제외하면 각각 10.2%, 3.2%로 낮아진다. 이처럼 식량자급에서 쌀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정작 쌀 부족 문제는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2020년과 2019년만 해도 쌀의 수요는 생산을 각각 9만7천t, 1만2천t 초과했으나 현재 50년 만의 남부지방 대가뭄 사태가 모내기철인 내년 5-6월까지 지속될 경우 생산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효과 분석 자료’에서 쌀 값이 상승하고 농가의 소득 안정이 강화되는 효과가 예상되지만 초과 공급 규모가 증가해 정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우려를 제기했다. 서 의원은 농경연이 2030년까지 연평균 1조303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는데 이는 2022년 한 해 동안의 쌀 산업 규모가 약 8조8천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분쟁, 자연 재해 등으로 식량위기를 경고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언제까지 농민들과 실랑이 하며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쌀을 수매할 수는 없다. 선제적으로 남는 쌀을 즉각 사들이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옳은 방책이다. 양곡관리법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돼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본회의에서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