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헌정사상 최초·세계로 우뚝’ 지역민 손으로 해냈다 ●2022년 광주·전남 10대 뉴스-明(1-5) 안재영 기자

2022년 12월 20일(화) 19:44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6월 21일 오후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임인년(壬寅年) 끝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한 해 동안 광주·전남엔 지역민을 울게 한 사고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기념적인 사건이 잇따랐다. 이에 본보는 2022년 광주·전남 10대 뉴스 가운데 밝은 소식과 어두운 소식을 나눠 명과 암을 선정, 되돌아본다. /편집자 주

1. 고려인 동포 무사 귀환 ‘기적’ 만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름에 빠진 고려인마을을 위해 나선 지역민의 노력은 고려인 동포 ‘무사 귀환’이란 기적을 만들었다.

당시 고려인 동포들은 우크라이나를 탈출해도 조상의 땅 입국이 여의치 않았다. 갑작스레 피란길에 오른 탓에 항공비를 마련하지 못했고, 입국 비자 발급을 위한 서류 등을 챙기지 못해서다.

이러한 사연이 알려지자 지역사회는 모금운동에 동참하며 항공비를 지원했고 법무부·외교부 등은 입국길을 열었다.

그 결과 이달 초 기준 861명의 우크라 탈출 고려인 동포가 항공권을 지원받았다. 또 대기자도 200여명으로 추산돼 고려인마을과 지역사회는 이들이 무사 입국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마을과 지역사회는 정착한 고려인 동포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과 금전적 지원 등을 물심양면으로 이어오고 있다.


2. 헌정사상 최초 ‘님 행진곡’ 여야 함께 불러

5·18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은 지난 5월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선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님을 위한 행진곡’이 여·야 구분 없이 한 목소리로 울려 퍼졌다.

이날 기념식에 보수 정당이 배출한 대통령과 이례적으로 여당 의원 100여명도 참석해 그 의미가 남달랐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기념사를 통해 “오월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고 밝혀 지역민의 마음엔 ‘진정한 통합’이 이뤄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자리했다.

또 지난 8일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오월 단체의 숙원 해소도 한발자국 가까워졌다.

개정안이 정부 이송 후 공포되면 보상을 받지 못한 관련자들은 신청을 통해 수급이 가능하다. 또 재분류 심사를 통한 등급 상승길도 열렸다.

이밖에도 ‘정신적 손해에 대해선 재판상 화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단서가 신설돼, 오월 단체들은 진행되고 있는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속도가 붙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3. 누리호 발사 성공…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지난 6월21일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서 대한민국은 무게 1t 이상의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7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누리호는 발사 16여분만에 모든 비행절차를 마쳤다. 성공여부 판별까진 ‘위성 안착’만 남아 고흥우주센터 관계자들은 항공우주연구원의 발표에 촉각을 기울였다. 잠시 뒤 오후 5시10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발표를 통해 누리호 발사 성공이 공식 확인됐다.

이번 성공을 발판으로 항공우주연구원은 2027년까지 총 6천874억원을 들여 누리호 발사체 4기를 반복 제작, 발사하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추진한다.


4. 압도적 성적 광주FC 1부리그 승격

광주 FC는 올 시즌 K리그2에서 25승 11무 4패(승점 86점)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지역민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지난 4월23일 이후로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광주FC는 올 한 해 동안 ▲K리그2 역사상 최단 기간 우승 ▲K리그2 최다 승점 ▲시도민구단 홈 최단연승 등 다양한 업적을 달성했다.

또 지난 10월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 광주FC는 K리그2 감독상·영플레이어상 등의 영예를 안았다.

한 시즌만에 이러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당당히 K리그1에 복귀한 광주FC는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한 1차 동계훈련에 돌입했다. 팀워크와 조직력 향상, 전술 훈련에 중점을 맞춘 훈련을 통해 광주FC는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며 내년 무대에서도 기량을 아낌없이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5. 12년만의 원정 16강…지역민 ‘활짝’

12년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은 지역민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월드컵 기간 동안 광주·전남에서 대규모 거리 응원은 펼쳐지지 않았지만, 지역민들은 각자의 장소에서 ‘한마음 한 뜻’으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비록 세계 1위와 다툰 16강전에서 패배하며 카타르에서의 여정은 끝났지만 선수들의 투혼을 지켜본 지역민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태극전사들을 보며 자기 역시 태극마크를 달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이들도 있었다.

가나전에서 아낌없이 기량을 발휘하며 멀티골을 터뜨린 조규성 선수의 모교 광주대학교 후배들은 매 경기마다 선배의 활약을 응원하며 세계적인 무대에서 뛸 그 날을 기약했다./안재영 기자